[포커스] 의정부시 자원봉사 반토막, 재기 날개달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1 23:09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연말연시를 맞아 의정부에는 모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각종 기부와 연탄나눔 등 봉사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자원봉사 실인원이 2019년 3만명에서 2022년 1만3000명으로 50%가 넘게 반토막난 뒤 아직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의정부시는 자원봉사를 활성화시키고, 기존 일률적인 봉사에서 벗어난 의정부형 자원봉사를 펼치고자 ‘자원봉사 step-up 프로젝트’(이하 스텝업)를 추진해왔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1일 "우리의 작은 봉사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며 "봉사를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행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봉사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시 스탭업 프로젝트 정기회의

▲의정부시 스탭업 프로젝트 정기회의. 사진제공=의정부시

◆ 의정부형 자원봉사 시발점…스텝업(step-up) 프로젝트

스텝업은 자원봉사에 남달리 관심 있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의정부시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발굴하고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됐다. 의정부형 자원봉사정책의 양적-질적 성장을 위해 자원봉사시민과 의정부시, 자원봉사센터가 협업해 추진했다.

자원봉사시민을 비롯해 정미영 의정부시의원, 의정부시 자치행정과 등 여러 부서 직원, 자원봉사센터 등 19명이 스텝업에 참여했다. 구성원은 6차에 걸친 회의 등을 통해 자원봉사 패러다임 확장에 따른 시민주도 자원봉사정책을 발굴하고 자원봉사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의정부시 자원봉사자의날 기념식 퍼포먼스

▲의정부시 자원봉사자의날 기념식 퍼포먼스. 사진제공=의정부시

◆ 의정부형 자원봉사 모델 개발 집중…실질보상 마련

의정부시 인구 47만명 중 자원봉사자는 12만명 정도(인구수 대비 약 26%)가 등록돼 있으나 봉사활동을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태다. 자원봉사 등록자 수에 비해 실제 1회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한 인원이 적고, 봉사자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이 미비해 단순 활동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스텝업을 통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 자원봉사 정책과제 발굴 및 민관협력을 통한 협조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단순 활동이 아닌 지역사회 문제해결, 연계협력방안 발굴 등을 비롯해 자원봉사활동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연구-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스텝업 구성원은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자원봉사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기관 간 연계를 통해 불합리한 제도를 적극 개선하고 현재 운영 중인 봉사 혜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의정부시 자원봉사자 혜택 유튜브 홍보영상

▲의정부시 자원봉사자 혜택 유튜브 홍보영상. 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시 자원봉사자 혜택 유튜브 홍보영상

▲의정부시 자원봉사자 혜택 유튜브 홍보영상. 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시 자원봉사자 혜택 유튜브 홍보영상

▲의정부시 자원봉사자 혜택 유튜브 홍보영상. 사진제공=의정부시

◆ 유튜브 홍보부터 규제개혁까지…의정부형 봉사혜택 ‘쑥쑥’

의정부에는 우수자원봉사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있다. △할인가맹점 할인 카드(모바일증) 발급 △공영주차장 요금 50%감면 △문화데이(영화관람) 운영 △자원봉사 유공자 표창 △인증서 및 인증패 수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자원봉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일부 시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스텝업 구성원은 ‘주차비 50%에 건강검진비까지?!, 의정부시 우수봉사자 혜택 모음’이란 제목으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우수자원봉사자를 꿈꾸는 13세 소녀 나연이가 의정부시가 추진하는 ‘우수자원봉사자 인정제도’를 일상 속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는 내용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스텝업은 또한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현재 자원봉사 인정제도에 대한 현실적 한계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규제개혁 안건을 제출했다. 현재 고용노동부의 실업급여 수급을 위한 재취업활동 관련 지침에는 자원봉사 인정기준이 명확히 나와있지 않다. 이로 인해 고용센터 담당자별로 업무지침을 달리 해석해 봉사활동을 하고도 제대로 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에 따라 스텝업은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안, 고용노동부는 업무처리 기준 명확화를 위해 이를 향후 예규 규정 검토사항으로 채택했다.

특히 스텝업이 민관협력 프로젝트인 만큼 시민 구성원이 자원봉사자 혜택 확대를 위해 할인가맹점을 적극 발굴했다. 의정부시는 1년에 50시간 이상 봉사한 시민을 우수자원봉사자로 선정해 우수자원봉사자증을 발급하고 있다. 선정된 봉사자는 할인가맹점(현재 총 60곳)에서 이를 제시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텝업은 관내 다비치안경 3개 지점(민락2지구점, 의정부금오점, 의정부점)을 할인가맹점으로 추가 등록, 해당 지점에선 우수자원봉사자에게 콘텍트렌즈를 제외한 전 품목을 10% 할인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스텝업은 정부합동평가 정성지표 시-군 우수사례 공모 중 ‘자원봉사 활성화 추진 우수사례’ 지표에 대한 정성지표 우수사례 6배수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 이전 개소식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 이전 개소식. 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 내부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 내부. 사진제공=의정부시

◆ 자원봉사 지평 확대…전통시장 활성화 협업 ‘시동’

스텝업은 민관, 여러 분야,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만큼 회의를 통해 일상 곳곳에서 힌트를 얻은 각양각색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반려동물 관련 자원봉사 ‘펫티켓 안내’ △의정부 아파트봉사단 활성화 방안 △물물교환 봉사활동(헌집줄게, 새집다오) △더운 여름 수분 보충하기 봉사활동 △장애인과 함께하는 플로깅 △독거노인 선풍기 청소 및 작동 확인 봉사활동 등은 현실적이면서도 참신한 의견이란 평가다. 이런 의견은 전문가 자문, 유관기관 협조 등을 거쳐 의정부시 자원봉사정책 및 세부 추진 전략에 반영됐다.

의정부시는 자원봉사 변화를 모색하고자 기존 가능동 평생학습원 건물에 있던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를 작년 10월 의정부동 제일시장 라동 2층으로 이전했다. 과거 평생학습원 내 4층을 무상 임차해 2018년부터 사용했으나 사무실이 협소해 프로그램 운영이 어렵고, 주차장 공간도 부족해 이전이 꼭 필요했다. 새로운 공간은 전통시장과 연계한 기획-협업을 위해 의정부만의 자원봉사 정체성을 담은 ‘기분 좋은 나눔의 장(場)’으로 구성, 자원봉사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의정부시는 기대했다.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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