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위기에는 외국인 유입·출산지원·고령화대책…기후위기엔 '무탄소발전원' 확대
"체감엔 의문이고 저출산 대책 관련 대통령 근본검토 방향 반영 안됐다" 반응도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변태섭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기술융합정책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정부가 미래세대에 대비하기 위한 인구·기후위기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정부는 인구위기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지원 정책을 늘리고 출산과 육아 지원을 확대한다. 또 기후위기 대응 일환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자 무탄소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늘린다.
정부는 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발표안에서 정부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선진적 외국인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했다.
정부는 외국인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는 산업·농어촌 현장의 외국인력 규모를 지난해 17만2000명에서 26만명 이상으로 10만명 넘게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유학생의 원활한 취업을 돕기 위해 졸업 후 구직 비자 허용 기간을 최장 3년까지 늘리고 사무직·전문직(E1∼7)에 한정된 취업 허용 분야도 구인난이 심각한 각종 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등 비자 규제도 푼다.
정부는 특히 첨단·과학기술 분야 우수인력을 산업현장에 유치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 초청 이공계 인재 선발을 확대하고 우수인력의 영주·귀화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경우 배우자 취업·가족 초청 등 요건도 완화한다.
외국인력의 안정적 근무여건 조성을 위해 비전문인력(E-9) 장기근속특례 도입방안, 숙련기능인력(E-7-4) 장기근속 유도방안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인구위기에 대응하고자 예산·세제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저출산 대책을 뒷받침함으로써 결혼·출산·육아에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혼인·출산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를 확대한다. 혼인 전후 혹은 자녀 출생 후 2년간 직계존속이 재산을 증여했을 때 공제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늘린다.
부모급여 지원금은 기존 ‘0세 아동 월 70만원·1세 월 35만원’에서 ‘0세 월 100만원, 1세 월 50만원’으로 확대한다. 자녀 출생 초기 양육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첫만남 이용권’ 금액은 현재 200만원에서 둘째 아이부터 300만원으로 늘어난다.
직장어린이집 운영비·위탁보육료 지원금에는 비과세를 적용한다. 둘째 자녀에 대한 자녀 세액공제액은 기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린다.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돌보미를 붙여주는 ‘아이돌봄서비스’는 11만가구까지 지원해 기존보다 대상 가구를 2만5000가구 늘린다. 특히 2자녀 이상을 둔 가구는 아이돌봄 서비스 본인부담금의 10%를 추가로 지원하는 등 정부의 보조 비율을 높인다. 시간제 보육 제공기관은 현재 1030곳에서 2315곳으로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맞돌봄 문화 확산을 위한 ‘3+3 부모육아휴직제’는 ‘6+6’으로 확대 개편한다. 생후 18개월 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간 육아휴직급여를 월 최대 450만원까지 지급한다. 휴직수당 지급 방식은 ‘일부 차감 및 복직 후 환급’에서 ‘휴직기간 중 완전 지급’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저출산 대책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방향성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2023년 마지막 회의에서 "저출산 문제는 우리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원인과 대책에 대해 그동안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한다"며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실한 저출산 대책이 되기 위해선 보편적 지원뿐만 아니라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 꼭 필요한 것을 찾아내 확실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수십년간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셈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는 육아휴직 급여 상향 및 아동수당 수급 연령 확대 등 현금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저출산 관련 종합대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도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경제정책안에는 육아휴직 급여 상향에 대한 내용만 담겼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원전·수소·재생에너지 등 무(無)탄소 에너지를 확산시키는 등 탄소 중립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원전에 대해서는 올해 3조원 이상 신규 일감을 발주한다. 해상풍력의 경우 해상풍력특별법 입법을 추진한다. 소규모 태양광 무제한 연결제도를 종료하고 중대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인허가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또 올해 상반기 안으로 청정수소 인증제를 도입하고 청정수소 입찰시장을 개설할 방침이다.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투자·융자·보증지원 규모를 27조원에서 31조원으로 늘리고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등 탄소감축 효과가 큰 장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기후대응기금을 개편한다.
배출권제도와 관련해서는 유상할당과 배출효율기준 BM(Benchmark)할당 확대, 배출권 과다할당 방지 등의 내용을 담은 ‘4차 기본계획’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