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부산시] 체급 높아진 민주당... 부산 곳곳 ‘경선’ 전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4 17:26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이홍주 기자] 부산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험지로 통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선거에서 출마자 간 경선까지 가는 일을 좀처럼 보기 힘든 이유다. 그간 후보자 인재풀도 약해 단수공천이 많았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부산지역 구청장 15곳과 시의원 40여명을 배출한 이후, 체급이 커진 민주당은 4월 총선 곳곳에서 공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색 있는 지역구 3곳(사하을·해운대구을·사상구)을 알아본다.

[4·10총선 부산] 체급 높아진 민주당... 부산 곳곳에서 ‘낯설

▲왼쪽부터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 이재성 씨, 유동철 교수 순.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부산 사하을 전 사하구청장 vs 영입인사

다대포를 안고 있는 부산 사하을 지역구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열린우리당 시절 유일하게 부산에서도 당선될 정도로 상당히 야성이 강한 지역이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꾼 뒤에도 지금까지 내리 5선을 했다. 터줏대감 조경태 의원의 공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3명의 후보자가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은 일찌감치 예비후보자로 등록해 지역구를 훑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구청장을 지낸 것을 강점으로 사하구 지역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사하갑 지역구 현역인 최인호 의원의 영입으로 구청장에 당선된 만큼 최인호 의원의 측면지원 또한 강점이다.

여기에 민주당 2호 영입인사인 엔씨소프트 임원출신인 이재성 씨가 최근 SNS 출연을 통해 부산 사하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스타 부산개최를 이끌었던 경력을 내세워 "부산다대포포를 ‘e-스포츠’의 새로운 성지로 만들겠다"면서 출마를 공식화 했다. 다만 ‘다대포 e-스포츠의 성지’ 구상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다대포에는 숙박시설이 전무하다. 작은 모텔 하나가 전부다. 부산시가 (옛)다대포소각장에 숙박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당근책을 내세워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답보상태다. 대규모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숙박시설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e-스포츠의 성지’ 구상이 피부에 안 닿는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 씨가 사하을 지역구를 모른다는 것이 드러났을 뿐이라는 날선 비판이 가해지기도 한다.

여기에 부산지역 복지전문가로 과거 오거돈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유동철 교수(동의대학교)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철 교수는 오랫동안 부산지역에서 시민단체들과 복지정책에 대한 제언을 한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자신의 출신학교인 부산대동高가 지역 내에 자리 잡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지역민들에 어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하을은 낙동강 벨트 지역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공을 들이는 후보 조정까지 필요할 것으로 보여져 귀추가 주목된다.

[4·10총선 부산] 체급 높아진 민주당... 부산 곳곳에서 ‘낯설

▲왼쪽부터 윤준호, 이명원 순.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부산 해운대구을 친명 VS 비명 싸움?

전직 또는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곳에는 도전한다는 것은 매우 강한 지역기반이 있거나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경우가 아니면 현역 또는 전직 국회의원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윤준호 (전)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는 해운대구을 지역구에 이명원 (전)해운대구의회 의장이 도전장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의장은 2022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시절에 이재명 당시 후보의 부산지역 특보단장을 맡아 체급을 높였고, 해운대구의회 의장 시절 닦아 놓은 밑바닥 조직을 활용해 윤준호 (전)국회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 전 의원은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입성해 재선의 길목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후보에 약 7%차이로 패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재선의 길목에서 또다시 당내 강력한 도전자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2022년 윤준호 전 의원은 당시 대표적인 이낙연 후보의 측근 인사로 분류됐었다. 이명원 전 의장과는 대비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 이번 본인 선거에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관심이다. 두 사람의 외나무다리 승부가 4월 총선에 지역 이슈로 충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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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제정, 신상해, 김부민, 서태영 순.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사상구 민주당 (전)국회의원·노사모·한나라당·청와대 출신 등 혼돈

부산 사상구는 국민의힘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4월 총선 초미의 관심지역이 된 소위 ‘낙동강 밸트’(낙동강 주변의 부산 북구, 사상구, 강서구, 사하구, 김해시, 양산시 등) 지역이다.

민주당도 "장 의원이 아니라면..."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지역이다. 이곳은 벌써 4명의 전혀 색깔이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가 난립하며 초반부터 상당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배재정 (전)국회의원은 지역 언론사 부산일보 기자출신으로 문재인 당시 당대표가 직접 영입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바 있다. 재선의 길목에 장제원 의원과 손수조 전 사상구 당협위원장과의 대결에서 석패한 이후로 21대 총선에서도 장 의원에 패배해 2연패 중이다.

배재정 전 의원 역시 윤준호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총리 비서실장을 한 인연으로 이낙연 후보캠프에서 핵심요직을 맡아서 선거를 도왔다. 민주당 사상구 당협위원장을 오랫동안 한 것이 강점으로 부각 될 수도 있지만, 사상구에서만 연이어 패배함으로 지역 내 새로운 리더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큰 상황 등이 부담이다.

부산시의회 의장으로 한나라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하고 부산시의회에서 의장을 역임한 신상해 전 의장은 지역에서는 민주당의 약점인 중도층과 오랫동안 사상구에서 정치활동을 한 경험 등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고 국미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하고, 시의원까지 한 이력이 민주당 당원들의 마음을 담아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부호가 남는다.

노사모 출신인 김부민 전 부산시의원은 다른 후보(예비후보 등록)들과는 달리 SNS을 통해 사실상 출마선언을 했다. 자신의 SNS에 총선일인 2024년 4월10일 사상구와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올려 이색적인 출마선언을 했다. 노사모에서 정치를 시작한 김부민 전 의원은 제6대 사상구 구의원, 부산시의원까지 차근차근 풀뿌리 조직을 다져왔다는 것이 최대의 강점이다. 사상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졸업 한 토박이로 사상의 밑바닥 정서를 잘 알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39세의 젊은 패기로 사상구에서 도전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출신인 서태경 씨도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젊은 패기로 지역을 샅샅이 훑고 다니고 있다.

fort09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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