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원, 태영건설에 즉시 지원하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5 14:02

"태영그룹, 워크아웃 기본 원칙과 절차 전혀 이해하지 못해"



금융위원장 "태영-채권단간 신뢰형성 안돼...날짜 많지 않아"



롯데건설 위기설..."태영건설과 성격달라...유동성 확보했다"

태영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앞.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태영그룹을 향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즉시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태영그룹을 향해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 "태영, 워크아웃 기본 원칙과 절차 전혀 이해 못해"


산업은행은 5일 ‘태영그룹 보도자료에 관한 채권자 입장’ 자료에서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 확약한 바와 같이 아직 태영건설 앞으로 지원하지 않은 890억원을 즉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태영그룹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티와이홀딩스가 연대채무 해소를 위해 사용한 890억원을 포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전액을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의 이러한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산은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서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내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산은은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모든 금융채무가 일단 상환유예(동결) 됐다"며 "채권자의 동의로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개인이 채권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 부분은 협상을 통해 어떻게 처리할지 정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즉 태영건설의 금융채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는 태영건설 금융채권자들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취지다.

산은은 "티와이홀딩스가 당초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자금으로 연대보증채무를 상환해 티와이홀딩스의 리스크를 경감하는 것은 티와이홀딩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태영건설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태영건설의 채권자를 포함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이 당초 확약한 1549억원이 아닌 659억원만 지원함에 따라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은 매우 취약하다"며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검토 기간 중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주주의 책임있는 부족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했다.


◇ 김주현 금융위원장, 롯데건설 위기설 선그어..."태영과 성격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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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태영그룹 측에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지원 현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출발점은 문제 된 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주주가 진정성 있게 (자구 노력을) 한다는 믿음을 채권단이 가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상호 간 신뢰 형성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정도는 돼야 워크아웃이 성공한다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오는 11일(1차 채권단협의회)까지 날짜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워크아웃 속성상 (태영그룹과 채권단 간) 밀고 당기는 과정은 불가피하지만,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며 "워크아웃을 한 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할 만한 안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게 채권단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롯데건설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저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롯데건설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작년부터 유동성을 확보했고, 태영건설과 건설사 성격도 다르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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