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 "이재명 대표 군림 민주당 정치생명 끝났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7 11:28

5일 '의랏차차' 출판기념회' 열고 남양주병 출마 본격화



친명 김용민 의원과 격돌 예상…"李 저격수 선명화" 관측



남양주시장 때 이재명 경기지사와 공약표절·법카사용 갈등



청와대 출신 30년 민주당 직계…탈당 후 국민의힘 입당



"경춘분당선 연결·최상급 대학병원 유치·상수원 확대"

KakaoTalk_20240107_024415177_01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지난 5일 경기도 남양주시 남양주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오세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이재명 대표가 군림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생명은 끝났습니다."

조광한 전 경기 남양주 시장이 지난 5일 자신의 저서 ‘의랏차차’ 출판기념회를 갖고 4.10 총선 때 남양주병 지역 출마를 본격화했다.

조광한 전 시장은 앞서 지난달 7일 남양주병 지역 공식 출마선언을 한 뒤 예비후보로도 등록했다. 남양주병 지역 현역 국회의원은 민주당 내 강경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자 친이재명(친명)계인 김용민 의원이다. 이에 총선 때 조 전 시장과 김용민 의원간 대결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시장의 이번 총선 출마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재명 대표 저격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 30여년 자신이 몸담았던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에서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도 주목거리다.

조 전 시장은 지난 5일 ‘의랏차차’ 출판기념회가 열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총선 출마를 하는 이유가 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게 하자와 문제가 있는 이재명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정당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없다"며 "당 자체에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남양주병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시장은 사실 뼛속부터 민주당 사람이다. 홍보기획 전문가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행정관과 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지냈고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인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남양주시장으로 활동했다.

남양주시장 재임시절 이 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그는 대선 직후인 지난 2022년 4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1년 5개월 정도가 지난 지난해 9월 ‘영입인재 1호’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직에 올랐다.

조 전 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실체를 낱낱이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양주시장 재임 때 이재명 당시 경기 지사와 ‘계곡 정비사업’, ‘법인카드 사용 문제’ 등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조 전 시장이 재임 시절 추진했던 계곡 정비사업은 남양주 내 4대 하천·계곡에 불법 영업시설과 불법구조물 82개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공원을 조성한 사업이다. 국내 하천계곡문화 개선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업의 경우 조 전 시장과 이 대표간의 ‘정책표절’ 여부를 두고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조 전 시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 계곡정비사업을 본인이 먼저 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 먼저 했다고 주장하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해당 내용으로 댓글을 올린 여직원을 징계하겠다고 감사관을 내려보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시장은 ‘법인카드 사용 문제’를 두고도 "내가 시장 재임했을 때 고생한 시청 공무원들에게 격려의 의미로 2만5000원 상품권 20장을 나눠준 적이 있는데 이 대표가 경기 도지사로서 이를 부정부패로 규정하면서 중징계를 내렸다"며 "이 대표는 도지사 시절 법카를 사적인 곳에 사용하는 등 온갖 추악한 짓을 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남양주 시장 재임 때 ‘이재명 도지사 경기도’로부터 수차례 감사를 받았고 각종 송사에도 휘말렸다. 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3급 채용비리 의혹으로 경기도 특별 감사, 경찰 압수수색, 검찰 기소, 당직 정지 등으로 시련을 겪었으나 법원에서 1심 무죄판결을 받았다.

또 21대 총선 당시 남양주을 출마 후보 당내 경선 때 김한정 후보 낙선 활동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직선거법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받았다. 다만 지방공무원법 위반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이 확정됐지만 8.15 사면 및 복권 대상에 포함돼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조 전 시장은 "이 대표는 그 어떠한 공적지위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다. 이미 밝혀진 사건들과 자료들만 봐도 알 수 있다"며 "민주당도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지고 알면서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양주병은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 때 신설된 지역구다. 관할 지역은 남양주시 와부읍, 진건읍, 조안면, 퇴계원읍, 금곡동, 양정동, 다산1동, 다산2동 등이다.

현 21대 국회의 남양주시 국회의원 선거구는 갑을병 3곳이다. 이 3곳 선거구에선 현재 모두 민주당 소속인 초선 조응천·재선 김한정·초선 김용민 의원이 각각 현역을 맡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관내 기초단체장으로서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은 조 전 시장이 남양주병 출마를 선언한 것은 민주당 ‘동부벨트’의 핵심인 남양주지역 3곳 중 가장 친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용민 의원과 대결구도를 만들어 ‘이재명 대표 저격수’ 이미지를 뚜렷하게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남양주병 지역구 역대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전적은 1대 1이다. 20대 총선 당시에는 주광덕 남양주 시장(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42.4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50.07%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조 전 시장은 남양주병 지역구를 ‘까다로운 지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남양주병은 신도심인 다산과 구도심인 와부가 합쳐진 곳"이라며 "한 때 번영을 누렸던 와부읍에 병원이나 문화활동 공간 확대 등으로 생명력을 불어넣고 신도심인 다산에는 환경친화적이고 교육 기능을 높일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란 생존권 보장, 안전에 대한 책임, 삶의 활력 및 가치를 증진하는 세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좋은 시설을 만들어 시민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내 정치 철학이다"라고 밝혔다.

그가 중점을 두는 지역 공약은 △경춘분당선 연결 △수도권 동북 대학병원 유치 △상수원 취수구역 확대 등이다.

조 전 시장은 "경춘선과 수인분당선을 연결해야 한다"며 "그래야 갈아타지 않고도 수원시민들이 춘천을 오갈 수 있고 춘천이나 남양주 시민들은 한번에 강남권과 수원시를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 동북권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최상급 대학병원을 세워야 한다"며 "서울시 중랑구까지 포괄하는 거점 병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상급 대학병원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팔당댐에서 취수를 하는데 단일 취수의 경우 독극물 테러 등 환경 테러가 일어났을 시 모든 시스템이 마비되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소양강댐, 충주댐, 화천댐 등으로 취수원을 확대해야 한다. 취수원을 옮기면서 진행되는 배관사업 등 엄청난 토목공사는 경제 성장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laudia@ekn.kr
오세영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