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진년 새해의 포부와 도정현안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민선8기 지방자치 3년차인 새해를 맞아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한해를 열겠다고 입을 모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방시대의 주역인 지방자치단체단체장을 만나 새해 포부와 지방자치 현안 및 과제,비전 등에 대해 들어보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릴레이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우리 경상북도는 지난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철강과 전자 산업을 이을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SMR, 원자력산업 등 경북 전역의 고른 미래 성장을 도울 대규모 국책사업을 유치해 새로운 성장판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참신하고 도전적인 정책들로 도정 전 분야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알찬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는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지난해 거둔 미래먹거리산업에 대한 대형 국책사업과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대담:정재우 대구경북취재본부장
―먼저 민선 8기 3년 차인 갑진년 새해의 포부를 밝힌다면.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신년화두를 ‘우리가 만드는 기회, 새로운 경북시대’로 정했다. 지역의 주인인 지방정부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과거 산업화 시대를 이끌었던 경북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 민선 8기 1년 반 동안 키운 산업 성장판을 토대로 도정 전 부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 시작도 끝도 창대한 ‘용두용미’(龍頭龍尾)의 한 해로 만들겠다.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업무는 무엇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는 패러다임을 관이 주도하고 재정에 의존하던 지역발전 전략을 민간과 시장이 주도하고 지자체가 지원하는 구조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과 지자체가 협업모델을 만들어 민간기업의 투자 위험을 낮추고,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실행할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활성화 투자펀드’에 민간시장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기법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지역투자 전략으로, 지자체의 최소한의 출자로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전략을 펴겠다.
우리 경북도는 농식품유통물류센터, 근로자 기숙사형 오피스텔, 호텔·리조트를 포함한 관광단지, 대형병원 등 지역경제에 필요하지만 대규모 사업비로 인해 추진하기 어려웠던 프로젝트들을 민간과 함께 기획하고 실행을 준비이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 ‘경북 민간투자활성화 펀드’를 올해 중에 출범할 계획이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업들이 있고, 민간금융시장 논리를 넘어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지방정부의 과감한 투자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펀드는 재정 1000억원,펀드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지역에 필요한 사업들을 민간기업과 함께 기획해 나갈 것이다. 기업의 자율적인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손톱 및 가시와도 같은 규제를 찾아 개선할 수 있도록 권역별 규제해소 전담기관을 지정·운영해 현장 중심의 규제개선 활동도 추진하겠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진년 새해의 포부와 도정현안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민선8기 1년 반 동안 키운 성장판 토대 실질적 성과로 龍頭龍尾의 한해 만들것
-민간·시장이 주도하고 지자체가 지원하는 지역발전 패러다임 변화로 활력제고
-선 순환 정주환경 조성·‘K-U시티 프로젝트’ 내실화로 경제부흥 인프라 구축
-미래형 산업벨트 도 전역 확대·미래먹거리 투자유치·농업 대전환은 큰 성과
-수도권 집중·인구소멸 극복 위해 중앙정부 권한 포괄적으로 지방이양 절실"
―올해 경북도에서 해결해야 할 최대 현안과 구체적인 해법이 있다면.
▲지역의 최대 현안은 무엇보다 인구 불균형으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문제다. 연간 출생아수가 50년 새 5분의 1토막으로 줄어들며 노동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부양인구 증가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세대간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가뜩이나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지역의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지방에 살아도 수도권과 차별되지 않는 정주환경 여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노력하는 정책들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경북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지역에서 교육을 받고 지역유망 기업에 취업해 일하고 가정을 꾸려 살아갈 수 있는 인생 선순환 주기를 만들겠다. 지역마다 특화된 산업을 육성해 기업들을 집적해 일자리의 기반을 마련하고, 산업에 적합한 지역 인재를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양성하겠다. 1시군 1특화산업 1대학을 기치로 내건 ‘K-U시티 프로젝트’를 실질화하고, 글로컬대학 선정에 기반한 지역의 우수 인재들을 양성해 지역 산업과 대학을 연계하는 정책을 펼쳐 경제 부흥의 인프라를 갖추겠다.
이 외에도 농업대전환 성공사례 경북 전역 확산, 외국인 우수인력 유치, 대구경북신공항 성공 건설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도민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정주환경을 조성하겠다.
―민선8기 출범 후 현재까지 추진한 업무는 무엇이며 현재까지의 성과를 꼽는다면.
▲ 무엇보다 최고의 성과는 경북에 더 넓은 산업 성장판을 마련한 것이다. 경북의 대표 산업 거점인 포항제철과 구미1산단이 준공된 지 50년 만에 배터리와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며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했고, 미래 글로벌 유망 산업인 바이오, SMR, 원자력수소 등을 육성할 수 있는 국가산단 후보지가 선정돼 경북의 산업벨트를 전역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역대 최대 수준의 투자유치 실적도 달성했다. 민선8기를 출범하며 투자유치 100조 원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 1년 반 동안 19조2000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이는 민선7기 4년간 유치실적(32조원)의 60%에 해당한다.
농업을 혁신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시작한 농업대전환 또한 농업소득 3배 이상 증가의 성과를 거뒀고,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제정과 의성과 군위 복수터미널 설치 등 지역 상생을 위한 대승적 합의점을 찾아 갈등 또한 해소했다.
K-U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해 도내 전역에 특화산업과 대학을 연계한 교육 기반의 주춧돌을 놓았고, 대학혁신을 통한 지역 인재 양성 노력으로 ‘글로컬대학 전국 최다 선정’의 성과도 거뒀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쉼 없이 설득한 결과 송전거리에 따라 전기요금을 차등해서 부과하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제정, 포항 배터리특화단지 업종제한 완화, 영천 경마공원 지방세 감면 인센티브 부여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했다.
―민선8기 출범 후 도정을 펼치면서 아쉬운 부분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든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어 지자체 특색을 반영한 정책을 실행하는 데 제한이 많다. 지방정부를 운영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조직·예산 권한도 중앙부처로부터 통제를 받고 있고, 불필요한 법규와 규제로 인해 현장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를 찾아다니며 읍소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의 주인은 지방정부인데 각종 사업을 총괄하는 곳은 각 부처로 분절된 중앙정부이다 보니 지역의 특성과 발전 방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지방정부의 생존을 위한 간절함을 이해할 수도 없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 수도권 집중에 따른 인구 불균형 속에서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지나친 경쟁 속에 서열화된 사회로 변해감에 따라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진 삶을 살고 있다.
망국의 병(病),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역동적인 국가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국가운영의 판을 완전히 재구조화 해야 한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에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권한을 이양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자율을 대폭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면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유목민에 머물 수밖에 없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으로 나눠야만 저출생 문제와 같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지방에 정주하게 돼 대한민국이 초일류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진년 새해의 포부와 도정현안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인구감소와 탈 지방화로 지역소멸 위기를 맡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지, 이에 대한 대응책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경북도는 지난해 삶터 역시 어느 곳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게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전국 최초로 지방시대정책국을 신설하고 지방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교육, 외국인 관련 권한을 지방으로 가져오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방소멸, 인구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각 시군의 특성을 살려 1시군-1대학을 연계한 ‘K-U시티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등 지역에 인재가 남을 터전을 가꾸는 것으로 인구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출산에 대해서는 생애주기별 문제를 패키지로 묶어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출산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난임부부 지원으로, 소득에 상관없이 본인부담금 100% 및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또 출산 후 출산가정에 직접 찾아가서 산후조리 서비스를 도와주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에 정부바우처와 본인부담금을 최대 15일 한도 내에서 전액 지원하였고, 분만산부인과는 있으나 산후조리원이 없는 시군을 대상으로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시에 양육 시 빈틈없는 돌봄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마을돌봄터와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하고 광역도에서는 처음으로 아픈아이병원동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누구도 하지 않았던 대전환을 우리 경북이 시작했고, 도민의 요구를 담아낸 패키지를 간절한 마음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분명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이 인류의 공통된 과제로 등장했는데, 탄소 감축 노력과 성과는.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2022년에 제도적 기반(조례 제정, 탄소중립·녹색성장 위원회 구성, 경상북도 탄소중립 지원센터 설립)을 마련했고, 지난해에는 탄소중립 관련 공모사업(환경부)에 6건(78억 원)이 선정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지난해 성과를 토대로 4대 핵심 과제를 적극 추진한다.
탄소중립을 위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전략, 녹색산업 육성계획 등을 수립하고 시군 단위 탄소중립 지원센터 설립을 확대해 나간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기후위기에 취약한 계층과 지역에 대한 맞춤형 적응사업과 함께 도민이 보다 쉽게 기후위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기관을 지원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산업부문(도 전체 배출량의 50.8%)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지난해 선정된 ‘구미 첨단 전자산업 자원순환 클러스터’의 조성 사업을 구체화한다.
탄소중립에 대한 도민참여를 위해 탄소중립포인트제 운영과 시군별 온실가스 컨설턴트 양성을 확대한다.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지방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역마다 가진 특색도, 품고 있는 에너지도 제각기 다르다. 중앙정부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각 지방의 색깔을 살려 발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기회에는 권한과 스스로 맡아 해볼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되어 있다.
경북도는 22개 시군이 가진 다양성을 산업, 대학, 일자리와 연관을 지어 발전시키고 청년들이 정주해서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것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민생경제 안정과 도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혁신을 이어가겠다. 민간의 투자를 유치하고, 지난해 이뤄온 산업 성장판을 확장해 제대로 된 국가산업단지를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 모든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방을 발전시켜서 대한민국 어디에 살아도 행복하고 지역에 사는 것이 자부심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도민들 입에서 "경북에 사니까 참 좋다!"는 이야기가 저절로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해에도 도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jjw5802@ekn.kr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약력 △68세 △경북 김천 △김천고 △경북대 수학교육학과·교육학 명예박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최고위원 △제18·19·20대 국회의원 △민선7기 경상북도지사 △민선8기 경상북도지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