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미혼인구 비중 늘면 노동공급 총량 감소...여성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8 16:16

한국은행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



남녀간 미혼인구 증가, 노동공급 영향 대조



남성, 미혼인구 증가→노동공급 총량 감소



여성, 미혼인구 증가→노동공급 총량 증가

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결혼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의 변화, 여성의 노동참여 확대 등으로 초혼연령이 늦어지면서 미혼인구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남성의 경우 미혼인구의 비중이 늘면 노동공급 총량도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초혼연령을 보면 2000년 29.3세에서 2022년 33.7세로 높아졌다. 여성은 26.5세에서 31.3세로 늘었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 비중인 생애미혼율은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높아졌다.

만혼과 비혼화가 진행되면서 미혼인구 비중은 전 연령대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구 전체로는 지난 20여년간 미혼인구 비중이 3.2%포인트(p) 상승했다. 핵심연령층(30~54세) 내 미혼인구 비중은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포인트 늘어 총인구의 미혼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혼인구가 늘면서 노동시장 내 미혼인구 비중도 빠르게 높아졌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핵심연령층 인구 내 미혼 비중은 16%에서 28%로 두 배 규모로 커졌다.

여성

▲(자료=한국은행)


다만 미혼인구 증가가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로 상반됐다. 우선 남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혼 남성의 경우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0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3%포인트, 16%포인트 높았다. 실업률은 기혼남성이 미혼보다 4%포인트 낮다. 기혼과 미혼 남성 간에 차이는 경기변동, 학력 수준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혼인율 하락으로 남성 미혼인구 비중이 늘면 남성의 고용하락, 실업 증가와 평균 근로시간 모두 줄어들면서 경제 전체의 노동공급 총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미혼 대비 각각 19%포인트, 16%포인트 낮았다. 기혼여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짧았다. 남성의 경우 기혼 남성이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낮아 1인당 근로시간이 더 긴 것과 대조적이다.

혼인율 하락에 따른 미혼인구 증가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남성의 노동공급을 줄이고 출산율을 낮춰 미래의 노동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미혼과 기혼 간 노동공급 격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남성의 경우 미혼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여성의 경우 기혼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결혼 여부에 따른 노동공급 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진단했다.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