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모여있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로이터/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이 1000㎞에 이르는 광활한 전선 대부분 지역에서 ‘방어 모드’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아직도 공세를 유지 중인 전선은 드니프로강 주변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헤르손 남부뿐이라고 한다.
자포리자주 로보티네 지역을 사수하는 부대들은 거의 매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곳은 작년 6월부터 개시된 대반격으로 우크라이나가 얻어낸 몇 안 되는 성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국가근위대 소속 한 소대장은 "마치 탁구를 하는 것 같다"면서 "100∼200m 정도의 땅을 빼앗기고 다시 탈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러시아군은 갈수록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작년 3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군 활강유도폭탄이 우크라이나군 지하 벙커를 위협하는 일도 늘고 있다.
이에 한때 우크라이나군 대반격 작전 전방 지휘소 역할을 했던 로보티네 북쪽 오리히우 마을은 학교를 비롯한 주요 건물 대부분이 커다란 분화구로 바뀐 채 폐허가 됐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소형 무인기(드론)도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상업용 저가 드론을 개조한 이 무기는 각종 폭발물을 실은 채 자동차만큼 빠르게 날 수 있다. 때문에 값싸고 신속하게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드론 위협으로 지하실에 머물거나 항상 몸을 숨겨야만 한다. 차량도 사용하지 못해 작전에 투입될 때도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형편이다.
기동성을 잃어버린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에 병력과 물자를 제때 보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117 여단 소속 중대장인 ‘아돌프’는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작전이 지속되지 못한 데는 탄약과 식량 운반, 부상자 후송이 쉽지 않은 상황도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쟁에서 개조한 상업용 드론을 군사용으로 쓰기 시작한 건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였다. 그러나 현재는 우크라이나군 전술을 모방한 러시아군 드론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심지어 러시아군은 드론에 실린 스피커로 총격음을 재생하거나 최루탄을 떨어뜨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은신처에서 뛰쳐나오게 한 뒤 폭발물을 투하하는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도 자폭 드론으로 반격을 가하고 있지만 전자교란 등에 막혀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
NYT는 최전방에서 드론으로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여러 드론 중 하나만 목표물을 타격하며 다수는 재밍이나 여타 간섭으로 손실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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