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실버보안관 "걷고 또 걸으면 도시가 안전해져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9 14:12

심평원·한국노인인력개발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마을안전지원센터사회적협동조합 협력, 노인 일자리 선도사업
주·야간 순찰, 귀가길 동행, 안전신문고 신고

실버보안관, 야간 순찰_1

▲경광봉을 든 실버보안관들이 야간 순찰에 나섰다. 사진=마을안전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원주 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 "병원을 직장처럼 다니는 나에게 ‘실버보안관’이라는 직장은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줬다. 일하는 동안 아픔도 사라지고 삶에 용기와 자신감도 생겼다. 내년에도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강원 원주시 단계·우산동 지역을 중심으로 ‘실버보안관 및 안전신문고’ 사업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보안관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이같이 말했다.

‘실버보안관 및 안전신문고’ 사업은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어르신들이 지역 안전을 조성하고 어르신의 건강한 노후를 지원할 목적으로 마련했다.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기여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심사평가원, 강원특별자치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그리고 마을안전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한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선도사업이다.

지난해 6월 ‘실버보안관 및 안전신문고’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심평원과 개발원은 인건비 등 예산을 제공햇다. 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인건비 집행, 행정지원을 수행했다. 그리고 마을안전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은 참여자 선발관리 그리고 운영을 담당했다.

‘노인복지법’ 제23조제1항에 의하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노인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노인에게 적합한 직종의 개발과 그 보급을 위한 시책을 강구해 근로 능력 있는 노인에게 일할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등 다양한 형태의 노인일자리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현재 국가 차원의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양적 부분에 초점이 맞춰 추진하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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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순찰 중인 실버보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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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순찰에 나선 실버보안관

이번 사회서비스형 실버보안관 사업은 단순 노동을 넘어 어르신들이 사회적 소속감 및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만 65세 이상의 지역 어르신 공개모집을 통해 6명의 실버보안관을 선발했다.

실버보안관은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2개월간의 안전교육을 이수한 후 3개월간 순찰, 귀가 서비스, 안전신문고 활동 등을 수행했다.

주 3회 1일 5시간 근무를 하며 낮과 저녁 순찰 및 귀가 동행(3건) 그리고 안전신문고 신고(36건) 등의 실적을 보였다.

5인 1조를 이뤄 거리 순찰을 도는 실버보안관들은 주민들과 소통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고 주민 불편 사항을 살펴 신문고에 신고해 해소하는 등 걸음 수만큼 도시가 안전해지고 밝아졌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은 개인 역량 강화를 통해 안전예방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하며 안전지킴이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순찰 및 귀가 동행을 위해 매일 건강 체크(혈압 등)를 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역할 수행이 어려워 건강 유지를 위해 실버보안관들은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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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에 앞서 혈압을 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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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보안관은 순찰 뿐만 아니라 심폐소생술 교육 등 안전 교육도 받고 수시로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마을안전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남궁 란 실버보안관은 "제복을 입고 순찰을 돈다. 어느 날부터인가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고 있더라. 학교 앞 순찰을 돌면 아이들이 먼저 인사를 해 온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라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삶의 보람을 느끼고 활력을 되찾은 시간들이었다. 이런 일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정헌 협동조합 이사장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로 사회참여 기회라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을 애향심을 가지고 우범지역까지 세심히 순찰을 도니 골목이 살아나고 지역이 밝아졌다"며 또한 "다양한 안전교육으로 보안관 개인 역량 강화는 물론 토론과 발표를 통해 어르신들의 자신감이 상승하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버보안관, 파출소 견학

▲실버보안관들이 단계지구대 견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마을안전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ess00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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