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TCL·하이센스 등 존재감↑···전시 방식은 단순
‘가격 공세’ 등 해법 찾아야···"결국 기술이 답"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TCL 부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
중국 가전기업 ATMC 관계자 ‘CES 2024’ 행사장에서 한 말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내 부스를 꾸민 ATMC는 ‘마이크로 LED TV‘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관람객들의 이목을 잡고 있었다.
올해 CES에 참가한 중국 기업은 1100여개에 이른다. 미국(700여개)과 한국(500여개) 기업을 압도하는 숫자다.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ATMC 부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인지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조건 자신들이 파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TV 기업은 부스 안을 TV로 도배하고, 전기차 업체는 행사장 전체를 자동차로 꽉꽉 채우는 식이다. 행사가 공식 시작하기 전 삼성·LG 등은 전시관을 천으로 가리고 보안을 지켰지만 중국 업체들은 이를 당당히 공개해뒀다.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하이센스 부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
TCL의 경우 모바일, 게임 등 자신들이 영위하는 사업 대부분을 홍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퀀텀닷 미니 LED TV’를 입구에 놓고 안쪽에서는 다양한 제품들을 알리는 식이다. 이들은 98형 퀀텀닷(QD)-미니 LED 12대로 이뤄진 대형 어트랙터를 준비했다.
TCL 관계자는 "우리 스마트폰은 제품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확인하고는 "삼성보다 TCL 폰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TCL은 또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쓰며 자사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115형 QD-미니 LED 4K TV가 세계 최초로 2만개 이상의 로컬 디밍존을 구현했다는 식이다.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하이센스는 초대형 고화질 LED TV부터 TV 화질 개선용 인공지능(AI),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을 전시했다. 1만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 밝기의 110형 미니 LED TV 신제품(110UX)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BOE 부스 전경. BOE는 애스턴마틴 등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다. 사진=여헌우 기자. |
중국 기업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했다. UNITREE는 로봇 개를 전시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XPENG AEROHT는 하늘을 나는 콘셉트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다만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이나 슈퍼널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와 비교하면 조악해 보였다.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UNITREE 부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
▲10일(현지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자리 잡은 XPENG AEROHT 부스 전경. 사진=여헌우 기자. |
관건은 가격이다. 이들이 ‘물량 공세’를 펼치면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고객들의 마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도에서 온 한 언론인은 "중국을 좋아하지 않지만 (TV 등) 제품은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국내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기업들과 기술 격차가 상당하다"며 "그 격차를 계속 유지해나가거나 더 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