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동 플랜트·미국 배터리 공장 수주증가 역할
올해 전쟁 장기화·고금리·인플레이션 압박 투자위축 우려
전문가 "산유국 재정여력 증대로 수주환경은 유지·개선될 것"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이미지. 사진 출처=GPCA(걸프만석유화학연맹) |
◇ 지난해 중동·미국 시장 수주확대 견인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21개 해외건설 기업이 95개국에서 606건 사업을 수주한 결과, 333억 달러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참고로 2022년은 310억 달러를 수주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는 중동과 그룹사 수주 영향이 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8000만 달러) 및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7000만 달러), 미국 배터리 공장(2건, 총 30억 달러) 등을 수주하며 지난해 실적 대비 7.5% 성장했다.
먼저 중동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가스 플랜트 공사’로 최근 10년 중 최대 수주를 기록했다. 참고로 최근 수주액을 보면 2020년 24억 달러, 2021년 57억 달러, 2022년 35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무려 약 95억 달러로 수주한 것이다.
이 중 현대건설이 수주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PKG1(29억4000만 달러), 자푸라 가스 플랜트 2단계 확장공사(23억6900만 달러), 아미랄 플랜트 PKG4(21억3600만 달러) 비중이 컸다.
그룹사 수주는 미국의 역할이 컸다. 미국에서 수주한 99억8000만 달러 대부분은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국내 제조사의 현지 생산설비 건설공사이나 정책펀드(PIS) 투자 태양광 발전사업(5억 달러), 시공자금융 연료전지 프로젝트(총 1억4000만 달러) 등으로 수주확대 역할을 했다. 여기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 신설(17억5000만 달러)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2022년에는 29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5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철도·도로 등 토목공사 선별 참여 영향이 크다.
◇ 전쟁·고금리 등 영향 해외투자 위축 우려
올해 세계건설시장은 지난해 13조8000억 달러 대비 6.0% 성장한 14조6000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등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전기자동차 등의 국내 제조사는 지역별 해외시장 선점과 해외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투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미국·중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장기화,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압박 영향으로 해외 투자 위축이 있을 수 있어 한국 기업의 해외 수주활동이 저하될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아울러 중동시장은 지난해 사우디, 오만,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원유 감산 발표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미국의 원유 수출량 증가 등 영향으로 유가는 70~80달러/배럴 대를 유지하는 것이 변수다. 그럼에도 중동시장은 기대감이 점쳐지고 있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중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늘 안고 가는 문제인 만큼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며 "대규모 시설투자 및 인프라 발주 확대 환경이 조성되는 GCC(걸프협력회의) 등 주요 산유국의 재정여력이 증대되면서 수주환경은 유지되거나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토부는 네옴시티, 원전 등과 같이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화되는 세계 건설시장에서, 최고위급 외교를 포함한 민관협동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국 등 선진시장의 제조업체 공사 등을 통해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할 수 있게 돼 향후 선진시장 진출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