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태영건설, 시장 불안 아냐"…금리인하엔 "6개월 내 어려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1 14:31

"한은, 시장안정 충격 때만 대응…소총 쓸 정도도 아니다"



"금통위원 5명 향후 3개월 기준금리 3.5% 유지 의견"



"지금의 전제 하에 적어도 6개월 이상 금리인하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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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태영건설 사태와 관련 "한은은 시장 안정에 충격이 왔을 때만 정책 대응을 하는데, 태영건설 사태는 시장 불안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은 3개월 간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오늘 상황이라는 전제 하에 6개월은 금리를 인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3.5%로 동결한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 사태에 한은이 통화정책을 통해 대응해야 하는 지 묻는 질문에 "현재 정부가 나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안정화시키고 태영건설 사태를 이끌고 있다"며 "한은은 특정 산업이나 특정 기업 위기에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개별 산업이나 기업 상황은 정부에서 잘 관리를 하고 있고, 관리 후에 혹시 시장이 흔들릴 경우 한은이 가진 여러 툴을 사용할 수 있다"며 "시장이 흔들리는 정도에 따라 대포를 쓸 수도 있고, 소총으로 막을 수도 있다. 지금은 소총도 쓸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한은이 9조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적인 특별지원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태영건설 PF사태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융중개지원대출과 관련 "고금리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취약 중소기업, 지방 중소기업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윤제 금통위원이 ‘현재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통화 긴축을 유지하겠다는 한은 정책과 다른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시점은 아니다’라는 소수 의견을 냈다"면서 "다른 위원들은 선별 지원을 통해 통화정책 유효성에 더 좋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8연속 동결한 만큼 시장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쏠려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오는 7월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에 대해 "향후 3개월 시계에서 보면, 지난해 11월에는 금통위원 4명이 기준금리를 3.75%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했는데, 현재는 5명 모두가 전망 경로에 큰 변화가 없다면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고 그 기간을 충분히 장기간 가져감으로써 물가 안정 기반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지난해 11월에 비해 유가상승 가능성, 하마스 사태 등 대외 경제 불안 요인의 리스크가 굉장히 많이 완화됐다"며 "지난해 11월보다는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많이 낮아졌다"고 부연했다.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 물가 안정, 경기 예측 등을 봐야 한다"며 "이런 전제 하에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데이터가 변하면 다시 봐야 한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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