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 대표, 친정 떠나 신당 만드는 정치…제3지대 총선판 뒤흔드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1 15:23

이낙연 "민주당, 1인 정당·방탄 정당 변질…'원칙과상식' 등료들과 협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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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여야 양대 정당의 전직 대표들이 각각 친정인 소속 정당을 떠나 신당으로 새 살림을 차리기로 하면서 제3지대 정치세력이 4.10 총선판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탈당선언과 함께 신당창당을 예고했다.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당을 떠나 오는 20일쯤 창당을 목표로 새로운 정당 ‘개혁신당’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24년 동안 몸 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운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추락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암흑기에 들어섰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 윤 정부는 국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례 없는 퇴행과 난맥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며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동료들과 협력하겠다"며 "어느 분야에서도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도 이르면 일주일 내 창당대회를 열고 ‘개혁신당’을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 시도당 등록 신청을 해놓았다"며 "선관위에 접수만 되면 저희가 창당대회 공고를 거쳐서 창당 절차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빠르면 7일 안에 될 수도 있는데 그건 선관위에서 얼마나 빠르게 행정 처리를 해주시느냐에 달려 있다"며 "저희는 당장 내일이라도 창당대회 공고를 할 준비는 마쳐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천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상식’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내용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와 조응천 의원이 굉장히 많은 의견 접근을 이뤘다"며 "나중에 혹시 이게 ‘CBS 선언’으로 또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날이 곧 오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연대의 여지를 남겼다.

‘원칙과상식’ 소속으로 탈당파 3인방인 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은 일단 신당을 창당한 뒤 사실상 제3지대 합류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들은 12일 신당창당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날 기자회견에선 모든 세력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총선에서 3파전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으로 제3지대 정계 개편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치권에선 만약 이 전 대표 및 ‘원칙과상식’이 각각 추진하는 신당, ‘개혁신당’과 기존 제3지대 정치세력으로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 주도의 ‘새로운선택’ 등이 한 지붕 아래 모인다면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맞대결 총선 지형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빅텐트의 밀도·범위에 따라 제3지대의 파급력은 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관건은 각각의 정치 지향 간 격차가 분명한 상황에서 대중이 보기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세력을 구성할 수 있느냐에 있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창당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빅텐트가 현실적으로 확실한 힘이 있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신당 간 연합 가능성에 대해 "문턱을 낮추고 문을 크게 열어놓고 대화는 열심히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그 방향으로 진행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제3지대가 기호 3번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꼽힌다. 제3지대 빅텐트 연합에 소속된 현역 의원들의 인원 수가 정의당 소속 의원 수인 6명을 넘어가게 되면 후보들은 기호 3번을 달고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급하면 궁즉통(窮則通)이다. 기호 3번으로 뭉쳐야 된다"며 "(제3지대 빅텐트) 그거는 세력들이 다 동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신당의 1차 목표는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는) 7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15%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해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것도 목표"라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이준석 신당’ 등 모든 사람이 다 들어오는 빅텐트를 치고자 하는 것"이라며 "공동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제정당이 함께 모여야 한다"고 했다

천 위원장도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저희 욕심 같아서는 총선 이전에 교섭단체 규모가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안 되더라도 기호 3번을 확보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기호 3번을 하려면 정의당 숫자보다 많아야 한다"며 "저희도 그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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