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상 이미지. |
거래 첫날부터 거래 수요가 몰리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시세도 덩달아 뛰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종목코드 GBTC)를 비롯해 총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동시 상장돼 거래됐다.
이날 상장 자산운용사는 그레이스케일 외 블랙록(IBIT), 아크인베스트먼트(ARKB), 위즈덤트리(BTCW), 인베스코 갤럭시(BTCO), 비트와이즈(BITB), 반에크(HODL), 프랭클린(EZBC), 피델리티(FBTC), 발키리(BRRR), 해시덱스(DEFI) 등이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정보업체 LSEG를 인용해 이날 11개 ETF 총거래규모가 46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정규장 종료까지 거래 결과를 보면 그레이스케일 GBTC가 거래 규모 측면에서 다른 경쟁 상품들을 압도했다.
이날 GBTC 거래량은 5489만 7000여건으로, 이날 종가를 단순 적용할 경우 거래액이 22억 3000만달러(약 2조 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개장 첫날 전체 11개 ETF 거래액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GTBC 거래액은 세계 최대 규모 금현물 ETF 거래 규모도 넘어섰다. 미 증시에 상장된 ‘SPDR 골드 셰어즈’(GLD) 이날 추정 거래액은 12억 3000만달러(약 1조 6000억원) 수준이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기존 비트코인 현물 펀드를 ETF로 전환해 상장한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왔다. 결국 이런 관측이 거래 첫날부터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펀드는 ETF로 전환 상장하기 직전 기준으로 총자산규모가 290억달러(38조 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펀드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미국 내 ETF 업계 1위인 블랙록 IBIT는 이날 거래량이 3566만 4000여건으로 2위였다. 이날 종가를 단순 적용한 거래액은 9억 5000만달러(약 1조 2000억원)에 달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상품 특성상 초기 시장점유율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판단이다.
투자자들이 거래량이 많고 자산규모가 큰 상품에 몰리기 때문에 초기 형성된 시장점유율이 잘 바뀌지 않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물 ETF가 뜨거운 인기를 구가한 상장 첫날 암호화폐 시장 관심은 이미 ETF 호재를 입은 비트코인 보다는 시총 2위 이더리움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였다.
미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4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4만 6278.9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0.53% 하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4만 9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승 폭을 다소 반납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 9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약 2년여 만이다.
시장은 현물 ETF 승인 직후 기존 투자자들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향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파이언스 ETF’의 실비아 자블론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매체 CNBC에 "앞으로 며칠간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큰 기대를 걸지 않겠지만, 이번 현물 ETF 승인이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특정 테마로 ETF가 시장에 나왔을 때 출시 직후에는 해당 기초 자산 매도세가 발생했고, 그 뒤로는 느리고 꾸준한 랠리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더리움은 현재도 암호화폐 시장 기대를 견인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24시간 전보다 10.85% 오른 2691.07달러(약 355만원)를 기록했다.
스테이블코인 회사 에테나 랩스의 연구책임자 코너 라이더는 "비트코인 ETF 투기가 (현물 ETF 승인으로) 결실을 보면서 투자자들이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이더리움 ETF 승인을 노려 갈아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더리움은 다른 대부분의 토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