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잠자는 수은법… K방산 30조원 수출 발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5 15:58

수출입은행법 개정안 6개월째 계류

폴란드 K-9 FA-50 등 수출 대박 흠집

현대로템·LIG넥스원 주가 올해 주춤

증권가 "세계적 군비증강 기조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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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가 국회에서의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 입법 지연으로 수출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주가 항뱡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현대로템 K2 전차.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방산주가 암초를 만났다. 국회의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 입법 지연으로 수출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국내외 군비증강과 지정학적 갈등심화로 국내 방산 수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하방은 단단하게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은 올 들어 각각 1.11%, 5.40%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은 각각 5.45%, 12.08%, 4.42% 상승했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5% 하락한 것에 비해 선방했다.

방산주는 작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과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장 기대감이 커졌다.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부족한 무기고를 채우기 위해 국내 방산업계를 찾기 시작하면서다.

그러나 최근 개인은 물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최근 폴란드와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 2차 계약이 미뤄지면서다. 계약 당시 폴란드에 무기 구입에 대한 금융지원을 약속했는데, 수은의 자본금 한도로 인해 지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회는 자본금 한도를 3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수은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6개월째 계류 중이다. 수은법 개정안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다른 곳에 쏠리면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중이다.

실제 외국인과 기관은 올 들어 각각 현대로템 LIG넥스원 주식을 80억원, 1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은 방산주 중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8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앞서 2022년 7월 폴란드와 무기 수출 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전투기 FA-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이다. 이 중 K9 자주포와 K2 전차 물량에 대한 계약을 1·2차로 나눠 체결하기로 했지만, 2차 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폴란드 정권교체 영향에 따라 계약 자체가 파기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중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국내 방산 업체 전체 수출액의 35%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필요로 하는 기동화력 무기체계 도입 사업에 국내 방산업계 말곤 대안이 없는 상황인 만큼 큰 폭의 주가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추가 수주 계약도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루마니아와 2조5000억원 규모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루마니아에 각각 K2 전차와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신궁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해상 포격도 방산주에 대한 투심을 움직이는 요소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지역에서 군비 증강이 이뤄지고 있어 무기체계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 방산 기업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며 "해외 수출은 기본적으로 계약 규모가 크고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외형과 수익성이 보장되고 주가 상승 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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