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거리(사진=AFP/연합) |
일본 경제 규모는 1968년에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로 올라섰으나, 2010년 중국에 뒤져 3위가 됐고 이제는 4위로 떨어지게 됐다. 2026년 무렵에는 ‘인구 대국’ 인도에도 추월당해 5위로 내려앉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6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은 지난해 명목 GDP가 전년보다 6.3% 증가한 4조1211억 유로(약 5979조원)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일본 당국은 지난해 명목 GDP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민간 기관 분석으로는 591조엔(약 5373조원)으로 예상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양국의 명목 GDP를 달러화로 환산하면 독일이 4조5000억 달러, 일본은 4조2000억 달러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GDP는 국가 내에서 생산된 물품과 서비스를 합한 수치로, 명목 GDP에는 물가 변동이 반영된다.
아사히는 독일의 명목 GDP가 상승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일본 이상으로 물가가 올랐다"며 "물가 영향을 제외한 독일의 실질 GDP는 0.3%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은 엔화를 기준으로 한 GDP는 전년 대비 5.7% 증가했으나,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로 환산했을 때는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사히는 "일본 GDP가 지난해 독일에 밀린 데에는 엔화 약세와 독일의 물가 상승 영향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일 경제 성장률이 일본을 웃돌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바탕으로 2000∼2022년 실질 성장률을 단순히 추산하면 독일은 1.2%이지만 일본은 0.7%에 머물렀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일본 경제 성장세가 둔화한 주된 요인으로 기업의 국내 투자 축소와 내수 부진을 꼽았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진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고, 이를 계기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일본 업체들은 생산 거점을 외국으로 잇따라 옮겼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록적인 엔화 약세가 찾아왔음에도 일본에 생산 설비가 적어 큰 혜택을 보지 못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반면 독일은 이민자 유입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고 해외 기업의 투자도 증가하면서 수출 규모 확대 폭이 일본보다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은 지난 30년간 위험을 회피하는 사고에 젖었다"고 짚은 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내수가 부진에 빠진 탓에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과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