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해 경제성장률 5.2% ‘목표 달성’…올해는 먹구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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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거리(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기저효과에 힘입은 중국이 지난해 경제성장률 5.2%를 기록하면서 당국 목표치인 ‘5% 안팎’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압박, 부동산 위기 등을 비롯한 역풍은 지속되고 있어 올해는 중국 경제가 더 둔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 위안(약 2경2270조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 경제 수장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국 목표치인 ‘5% 안팎’을 충족한 5.2%에 이를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날 발표한 성장률 예상치(5.2%)와 같은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5.2%), 세계은행(WB·5.1%) 등의 당초 전망치와도 대체로 부합한다.

국가통계국은 2023년 경제에 대해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환경과 대내적 어려움 속에서도 내수 확대, 경제 구조조정, 신뢰도 제고, 리스크 방지 등을 통해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이뤄냈다"고 총평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를 기록했다. 3분기 성장률 4.9%는 상회했지만, 로이터통신의 시장전망치(5.3%)보다는 다소 낮았다.

작년 연간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7.2% 증가했고 2023년 한해 산업생산은 전년에 비해 4.6% 증가했다.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3.0% 늘어났지만, 부동산 개발투자는 9.6% 하락했다.

작년 한 해 중국 실업률은 5.2%로, 12월 실업률은 11월(5.0%)보다 0.1% 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은 이날 새로운 방식의 연령대별 실업률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작년 12월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4.9%로 나타났으며 25∼29세는 6.1%, 30∼59세는 3.9%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6월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7월 통계부터는 발표가 중단됐다.

이와 함께 2023년 1인당 가처분 소득은 3만9218위안(약 729만원)으로 명목상 전년 대비 증가율 6.3%, 물가 요인을 제외한 실질 증가율은 6.1%를 각각 기록했다고 국가통계국은 밝혔다.

2022년(3.0%)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리오프닝에 나섰던 2023년의 성적표는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회복될 조짐이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날 발표된 12월 신규주택가격은 2015년 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건설 등에 대한 지출은 전년 대비 7.8% 하락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개리 응(Ng)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지표는 소비와 서비스 부분이 안정적임을 보여주면서도 부동산 분야에서는 문제가 끝이 없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디플레이션 압력마저 겹쳤다. 실제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2% 올라갔지만, 12월 CPI는 0.3% 떨어졌다. 이로써 중국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CPI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중국에서 가장 깊고 긴 디플레이션"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중국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역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총인구는 14억96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만명이 감소했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재작년 이후 2년 연속이다.

이에 따라 더 강력한 재정 부양책 없이는 중국이 올해 5% 성장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들은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4.4∼4.7%대를 기록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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