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카드도?"...혜자카드 단종하고 공과금 할인도 축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7 15:55

갱신·신규 발급 불가 상품, 지난달만 108종



캐시백·마케팅 비용도 줄여…카드사들 "수익성 악화 영향"

마그네틱카드들_연합뉴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에 따른 비용 줄이기를 목표로 이른바 ‘알짜카드’ 단종과 연회비 상승 바람을 지속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에 따른 비용 줄이기를 목표로 이른바 ‘알짜카드’ 단종과 연회비 상승 바람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혜택 축소와 마케팅비용 절약 등을 이어가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1Q 데일리플러스’카드를 비롯해 △LG전자 렌탈 플러스 하나카드 △하나멤버스 1Q카드 △1Q 글로벌 비바 카드 △통커 카드 등을 단종했다. 1Q 데일리플러스 카드는 아파트 관리비와 4대 보험료 자동이체액 10만원당 5000원의 ‘하나머니’를 제공하는 알짜 카드였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에디션1’과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카드를 단종했다. 코스트코 리워드 카드는 에디션2를 출시하면서 혜택 기준인 전월실적을 높이고 연회비는 2배 올랐다. 에너지플러스 에디션3는 연회비가 기존 1만원에서 3만원으로 높아졌다.

다만,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카드는 기존 카드의 혜택을 보완한 수준이라고 현대카드는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에는 포인트를 적립해주거나 리터당 일정 액수를 할인해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지만 에너지플러스 에디션3는 포인트를 적립함과 동시에 할인까지 해주기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카드의정석 포인트와 ’카드의정석 디스카운트‘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전월 실적에 관계 없이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0.7% 무제한 청구 할인을 제공하는 ‘뉴아이앤유카드(NU I&U)’를 비롯해 ‘카드의정석 마일리지 스카이패스’ 등 57종의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여러 분야에서 쇼핑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탄탄대로 시리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지난해 발급을 중단한 KB로블 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30만원에 달하지만, 국내외 항공권 1매를 사면 동반자 1인 왕복항공권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던 카드다. 신한카드는 학원비 할인 카드로 유명했던 ‘더 레이디 클래식‘을 지난해 단종했고, 업계 대표적 알짜카드로 불린 더모아카드는 약관 변경을 추진 중이다.

갱신 발급마저 중단되거나 아예 신규로도 받을 수 없는 상품은 지난달에만 모두 108종이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신용카드 247종, 체크카드 34종 등 총 281종의 카드가 발급 중단됐다. 이는 2022년 전체 단종 수인 116종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카드사 8곳의 연회비 수익(누적 기준)은 9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8년 해당 통계가 만들어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플랫폼 통해 카드발급 시 10만원가량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를 줄줄이 중단하거나 캐시백 규모를 줄였다. 또한 일부 카드사의 경우 자사 카드 재발급 가능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면서 재발급으로 인한 혜택을 줄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4.938%까지 오르는 등 자금조달 부담이 늘어난 데다 경제 불황 지속으로 연체율 증가가 이어지자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현대·BC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카드사들은 캐시백 비용 축소 또한 악화된 업황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 감액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 변동성과 연체율로 인한 대손비용 상승 관리에 따른 처사"라며 "수익성이 악화되다보니 당분간 내실경영차원에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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