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민 미만' 중대재해법 유예 사실상 무산…여야 협상 결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1 10:05

법 개정 안 되면 50인 미만 사업장 전면 도입



與 "야당이 협상거부" vs 野 "정부·여당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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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지난달 27일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대책 당정협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예정대로 오는 27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예 기간을 2년 늘리는 개정안의 25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21일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안과 관련한 협상이 잠정 중단돼 본회의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축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되면 중소기업 경영 부담과 폐업,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야당의 협상 거부로 진전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산업안전보건청의 연내 설치 요구가 수용돼야만 유예 여부를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정부·여당이 소극적이라고 맞섰다.

앞서 민주당은 △정부가 2년간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공식 사과 △최소 2년간 매 분기 구체적인 준비 계획 및 예산지원 방안 △2년 유예 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 등의 3대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유예안과 더불어 소규모 사업장 안전 관리에 1조 5000억원을 투입하고 산업안전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6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중앙회) 등도 지난 3일 공동성명을 내 "유예기간 2년 연장 후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히지만 민주당은 경영계의 약속에 대해서는 평가하면서도,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수용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이 외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둘러싸고 여야가 양보 없이 대치하는 배경으로는 총선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정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년 유예안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총선 표심과 관련한 이해득실 계산이 여야의 타협보다 우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정부·여당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법안 유예가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한 것이라며 민주당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은 오는 27일부터 적용되며 국민의힘은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법 개정안을 냈지만, 현재 이 유예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여야 협상이 무위로 돌아감에 따라 이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다.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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