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캣본드 수익률 19.7%…美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 크게 웃돌아
2022 허리케인 이안 이후 캣본드 공급 대폭 확대…프리미엄 증가로 이어져
기후변화로 폭풍·산불·뇌우 발생 증가…캣본드 시장 확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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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이안이 2022년 10월 미 플로리다주를 휩쓸었던 모습(사진=로이터/연합) |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대체투자시장 컨설팅 업체 프레킨(Preqin)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보험연계증권(ILS)의 수익률이 14%를 뛰어 넘었다고 보도했다. ‘보험회사의 보험’으로 불리는 ILS 중에서 캣본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측정하는 ‘글로벌 캣본드 성과지수 총 수익률’은 19.7%를 차지해 헤지펀드 업계 평균 수익률(8%)을 두 배 넘게 뛰어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 고위험·고수익 투자처인 미국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12.9%를 기록해 캣본드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재해(catastrophe)와 채권(bond)의 합성어인 캣본드는 손해보험사가 허리케인 등 대규모 자연재해 때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채권발행을 통해 자본시장에 리스크를 전가하는 일종의 ILS다. 대형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 상황이 펼쳐지면 원금 손실로 이어져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캣본드는 자연재해 발생 확률에 수익률이 좌우되는 만큼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헤지펀드 등이 대체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캣본드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추이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해 캣본드 발행 규모는 16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글로벌 총 발행규모는 450억달러로 불어났다.
영국계 헤지펀드 테낙스의 토비 푸그헤 애널리스트는 "캣본드가 처음으로 발행됐던 1990년대 이후로 이런 시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헤지펀드는 캣본드 투자를 통해 지난해 약 18%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허리케인 이안’이 과거 2022년 9월~10월 미국을 강타한 이후 기후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보험의 수요가 대폭 늘었다. 미국 역사상 기록되는 최악의 재해로 평가되는 허리케인 이안으로 1000억달러가 넘는 피해액이 발생했는데 당시 피해자 중 60%만 보험에 가입됐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위스리의 장 루이 모니에는 "주택가입자 수요가 8%에서 20%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마저 발생해 복구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자 보험사들은 더 많은 보험금을 충당하기 위해 캣본드 발행규모를 대폭 늘렸다.
이처럼 불어난 캣본드 공급을 시장이 흡수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더 많은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캣본드 수익률과 미 국채처럼 리스크가 없는 채권의 수익률 간 스프레드가 지난해 역대급으로 확대됐다. 보험 섹터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업체 탄젠시 캐피털의 도미닉 하게던 공동 창립자는 "지난 12∼18개월 동안 ILS에 대한 관심이 큰 폭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미국 허리케인 시즌이 202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점이 캣본드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올해도 대규모 재난이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테낙스는 올해 캣본드 투자수익률이 10∼12%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작년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를 체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캣본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난 리스크를 전문으로 하는 카렌 클락 앤드 컴퍼니의 카렌 클락 공동 설립자는 폭풍, 산불 등을 포함한 2차 재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특히 산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캣본드가 이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해 빈도가 증가하면서 보험사들도 재난의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재보험사 뮤닉리의 언스트 라우치 수석 기후과학자는 "뇌우에 따른 피해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2차 재해로 간주해왔지만 발생 빈도가 증가하다보니 새롭게 분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지난해 사이버 공격에 따른 기업 피해를 보장해주는 ‘사이버 캣본드’가 지난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범했다고 전했다. 모니에는 "사이버 캣본드가 지난해 성공적이었다"며 "투자자는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미 월가에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