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규모 줄어도 고가 인기 지속…3대 중 1대 '억소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2 14:41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대수 7만8208대…전년 比 8.8%↑
포르쉐 인기가 주효…'연두색 번호판' 피하려는 법인 판매량도 '쑥'

포르쉐

▲포르쉐 카이엔 모델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에 대한 인기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 대수는 7만8208대로 전년(7만1899대) 보다 8.8% 늘었다.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4.4% 감소한 27만1034대였다. 이 중 1억원 이상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8.9%를 차지했다.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2020년 4만3158대 △2021년 6만5148대 △2022년 7만1899대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메르세데스-벤츠가 3만2789대로 1위에 올랐다. 이어 BMW(2만2890대), 포르쉐(1만1355대), 랜드로버(4334대), 아우디(2932대) 순이었다.

특히 모든 모델의 가격이 1억원을 넘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올해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가입한 점이 고가 수입차의 판매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포르쉐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난 1만1355대다. 연간 1만대 클럽에 가입한 것은 2014년 한국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카이엔은 전년보다 17.3% 늘어난 4827대가 팔렸고, 파나메라는 36.8% 늘어난 1826대, 타이칸은 60% 증가한 1805대로 집계됐다.

고가의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도 고가 수입차의 판매 증가에 주효했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수입 친환경차 등록 대수는 4만7913대로, 전년(3만8463대) 대비 24.6% 늘었다.

올해부터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를 피하기 위해 고가 법인차 등록을 서두르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차는 5만1083대로 전체의 65.3%를 차지했다. 1억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법인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2만1130대 △2020년 2만9913대 △2021년 4만2627대 △2022년 4만7399대로 해마다 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한국은 고급차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판매량 모두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988대 팔리는 동안 일본에서는 4만8114대가 팔렸다. BMW 판매량 역시 한국에서 6만2514대 판매돼 일본(2만7684대)을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희소성을 가진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고가 수입차를 찾는 고객이 많았던 만큼 올해는 판매량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kji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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