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 초대 회장 겸 게임 전문 변호사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 초대 회장. |
-게임이용자협회를 출범하게 된 이유는 뭔가.
▲게임 이용자 보호를 논하는 자리에 산업계 관계자, 학계 전문가는 참석하는데, 정작 이용자 목소리를 대변할 만한 구심점은 없다고 판단했다. 게임과 관련한 정치적 과정에 이용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협회를 출범하게 됐다.
-게이머들의 단체소송을 비롯해 P2E 게임이 유통될 수 없는 기반도 마련했다. 어찌 보면 산업계와는 대립각을 세워온 것처럼 보이는데.
▲ 변호사로서 게임 쪽에 특화한 것도 사실은 게임을 무척 좋아해서다. 게임위에 들어가 P2E 관련 행정소송에서 입장을 대변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이용자들이 단체 움직임에 나서는 것도 게임에 대해 그만큼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 단체 소송도 돈을 환불받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게임 운영에 있어 이용자와 소통해달라는 요구에서 출발했다. 게임사의 약속을 받고 소송을 취하하면서, 기존에 마련했던 소송 비용에 카카오게임즈의 지원을 더해 기부하고 끝이 났다.
-국내 P2E 규제가 오히려 게임 이용자들의 권리를 박탈한다는 견해도 있다. 게이머들은 P2E 규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한 전문지 조사 결과를 보면 이용자의 70~80%가 P2E 허용에 대해 부정적이다. P2E가 국내에 유통됐을 때, 게임으로서 기능하기보다는 투자자들만 양산하는 부작용을 직접 봤다. 실제 유통된 ‘무한돌파삼국지’는 2018년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에 코인만 갖다 붙인 거다. 나중에 서비스가 금지되긴 했지만, 회사는 그 사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회사는 서비스가 이미 종료된 또 다른 게임에 또 코인만 붙이려고 준비했다. 이게 게임 산업이나 게임 문화에 좋은 건가. 현재 P2E는 게임을 투기의 재료로만 소비하는 거라고 본다. P2E 유통 금지가 결과적으로는 국내 개발사들이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도록 한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관련 단체소송 진행 상황은 어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결정 이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단체소송 참여 의사를 조사한 결과 3500명 정도가 참가 의향을 밝혔고, 실제 참가 신청은 1000명 정도 했다. 다른 변호사들이 진행하는 소송 참가자 수까지 합산하면 현재 약 1300~1400명 정도 모인 것 같다. 3월 4일에 소멸시효가 완성되는데 그 전까지 참가자를 최대한 많이 모아 다음 달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메타버스를 게임법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메타버스 중에 게임물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게임법에는 이미 예외 사유들이 있는데, 이를 적용하면 게임법상 등록이나 행정절차는 생략되지만 환전 등과 관련해서는 규제를 받는다. 법 테두리 안에서 복잡한 절차는 생략을 해주자는 게 제 주장이다. 게임물의 성격이 강한지 아닌지 구체적인 콘텐츠 판단을 하는 제3의 기관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산업’과 ‘문화’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보나.
▲ 국내 게임 규제는 판례 해석에 기대는 부분이 있는데, 제도를 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게임산업법이 개정되긴 했지만, 아직 적용해보지 않아 모호한 구석이 있다. 가령 확률형 아이템의 해석은 어디까지 허용되나, 사행성 조장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같은 것들이다. 지금은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게임사에 불리한 방향이더라도 모호한 것보다는 명확한 게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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