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인들 다 그렇진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는 모습.연합뉴스 |
2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에 대한 사실상 성토대회가 벌어졌다.
이재명 대표는 "어제 서천시장의 그 장면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며 "저번에 여당이 수해 지원 활동을 갔다가 그 자리에서 ‘아, 비가 더 오면 사진이 잘 나올 텐데’ 이야기하며 웃던 장면이 떠올랐다"고 꼬집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재난 현장에 가서 그분들을 위로하는 모습보다 갈등을 빚고 있는 대통령과 여당 비대위원장의 화해 모습, 그 두 분의 투 샷이 메인뉴스로 올라가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약속 대련이 아니라면 그리고 국민의 눈높이가 맞다면, 한 위원장은 카톡 지시 대신 다시 진짜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춰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화재 현장 상인들은 전 재산을 잃고 울부짖는데 꼭 그 처참한 무대에서 봉합쇼 한 컷을 찍어야 했나. 당신들이 사람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재난 현장을 권력 투쟁의 현장으로 둔갑시키고 비통한 화재 현장을 김건희 명품백으로 촉발된 대통령실 당무 개입 수습을 위한 한동훈 진압 쇼의 뒷배경으로 전락시켰다"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회의장에 ‘대통령이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 ‘왜 왔느냐’는 상인들 항의 장면 영상을 재생한 뒤 "염장 지르러 갔느냐"며 "비정하고 매정한 대통령, 못된 한 위원장에 국민 마음이 다 떠났다"라고 비판했다.
박정현 최고위원도 "분노하는 서천군민과 충청도민에게 사과하고 명품백 수수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사법의 심판대에 세우라"고 요구했다.
보수 야당으로 분류되는 개혁신당 역시 비판에 가세했다.
이준석 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직전에 제가 듣기로는 국민의힘 측 관계자가 상인들에게 이번에 대통령 오실 것 같으니까 애로사항 있으면 얘기하면 된다고 미리 말해서 200명가량 모여 계셨다는데 결국 지금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해 보면 현장에 대통령께서 체류하셨던 시간이 20분 남짓이라는 거 아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 전날에는 감기 때문에 중차대한 상황도 다 취소하셨던 분들이 20분 동안 어깨 쳐주기 위해서 만났다"며 "불난 집에 진짜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상심해 있는데 이것은 한 번 더 아픔을 얹어주는 게 아닌가 생각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역시나 ‘약속대련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시간을 서로 맞춰 가고 기차를 타고 같이 올라오시는 모습"이라며 "내려서 한 위원장이 하신 말씀은 대한민국의 미래나 서천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런 공세를 "트집", "막무가내"로 규정하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화재 현장에 윤 대통령과 함께한 데 대해 "여당 대표로서 재난 현장에 갔던 것이고, 특별히 그것(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획한 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오시고, 저도 오는데, 거기서 따로따로 가야 맞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거기서 무슨 다른 얘기를 한 건 없지 않나.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책임 있는 지원책을 만들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 재난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잘못된 건가"라고도 되물었다.
일부 시장 상인들 반발에 대해선 "다 그러시는 것 같지는 않다"며 "정부와 여당이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인들을 뵀고, 충분한 지원책을 약속드리고, 바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이 정치쇼 운운하며 마구잡이식 비난과 트집에만 몰두하더니, 오늘 민주당 회의에서는 대책 마련을 위한 건설적 논의보다 온갖 영상과 사진을 동원해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에 열을 올렸다"며 "이제는 막무가내식 공세뿐"이라고 비난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부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자애롭게 보이지만, 돼지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추해 보이는 ‘불안돈목’(佛眼豚目)"이라며 "경기도 이천 쿠팡 화재 참사 당일 화재 소식을 듣고도 떡볶이 ‘먹방쇼’를 찍고, 2023년 8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조사를 앞두고 돌연 ‘셀프 단식쇼’를 선보인 이재명 대표"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에 의해 이미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는 국민적 슬픔에서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이번만큼은 시장 상인의 아픔을 정치 선동에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