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부동산PF 부실정리 본격화...2금융권 충당금 집중 점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8 10:27

내달 결산검사 본격 실시

충당금 적정성 밀착 점검



부실 사업장 분류 기준 등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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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PF 대출잔액 규모는 130조원 중반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없는 PF를 단순 만기 연장으로 끌고 가면서 부실 인식을 늦추는 것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계기로 밀착 점검을 통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결산 검사에 돌입해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2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부동산 PF 대출잔액 규모는 130조원 중반에 달한다. 이 중 브릿지론이 약 30조원, 본PF가 약 100조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상반기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 취급한 PF의 만기 연장 비율은 브릿지론 70%, 본PF 50% 수준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향후 부실 발생 규모는 예상 밖으로 매우 클 가능성이 있다.

국내 PF 시장은 착공 이전 단계에서 시행사가 토지매입을 위해 조달하는 자금인 브릿지론과 사업 인허가,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후 브릿지론 상환과 건축비용 조달을 위한 본 PF라는 이중 대출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저축은행 등 주로 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를 내고 빌려 쓰는 브릿지론이 가장 위험한 단계다. 만기 연장이 이뤄진 사업장은 분양이나 매각 실패가 이뤄진 경우여서 그 자체로 사업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없는 PF를 단순 만기 연장으로 끌고 가면서 부실 인식을 늦추는 것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담보가치 등 사업성을 엄격히 평가해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도록 하고, 밀착 점검을 통해 부실 PF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이달 25일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 업계 임원들을 불러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감원은 본PF 전환이 안 되는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결산 시 예상 손실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당부했다. 본PF로 전환된 사업장 중에서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은 경우 과거 경험 손실률 등을 감안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주문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일반 대출처럼 분류되는 토지담보대출이 사실상 PF 대출 성격을 지닌 만큼 PF 대출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본격 진행되는 작년 말 기준 결산 검사에서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 적정성을 집중 점검한다. 검사국 차원에서 일대일 면담을 통해 밀착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자산 건전성 분류나 충당금 적정성을 제대로 따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조만간 부실 사업장 분류 기준과 충당금 적립 방안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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