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크카드 1위, 기반 다진 트래블로그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취임후 실적 회복세
그룹 비은행 실적 하향, 하나카드 수익성 주목
“규모의 경제 일차 목표…부가적 수익 노릴 것”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취임 이후 실적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본격적으로 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시장에서 공고한 입지를 얻은 트래블로그의 성공을 수익성으로 연계해나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안팎으로 기반닦는데 집중한 지난해, 실적도 우상향
5일 하나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감소했다.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하락했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실적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에 202억원에 그쳐 다소 부진했으나 △2분기 524억원 △3분기 548억원 △4분기 436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400억원 이상을 시현했다. 4분기 순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5.5% 증가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이룬 대표적인 성과에는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트래블로그의 시장 안착이 꼽힌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소비자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월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하나카드의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금액(개인·법인)은 3415억8400만원으로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이용액 증가폭은 2022년 4월 대비 124% 증가했다. 연말에는 연간 누계 이용액(개인기준)이 1조원에 달했다. 1조원이 넘는 곳은 국내 카드사 중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연말 기준 환전액은 1조원 수준을 기록했고 가입자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 20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은행이 주거래은행인 기업 대상 영업을 통해 법인카드 이용실적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외 법인카드 이용액은 전년보다 2조4000억원 증가한 1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호성 대표의 주무기로 꼽히는 '영업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다.
'트래블로그'로 기반 잡은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관건은 BM
이 대표가 지난해 여러 부분에서 '가능성'을 제시하며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 입장에서 볼 때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카드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3조451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이 지난해 2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가 전년 대비 각각 27.4%, 10.9%씩 빠지면서 비은행부분 기여도가 5.5%에 그쳤다. 그룹 내 순이익 의존도가 90% 이상 하나은행에 치우치면서 자회사들의 선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기적으로는 이 대표가 하나카드 수장으로서 경영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실력을 입증해 내야할 시기에 직면했다. 카드사 업황 전반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현대카드가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점프하는 등 성장세를 이뤘고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하면서 실적개선에 성공한 사례를 남겼다.
문제는 지난해 거둔 성과를 올해 어떻게 수익성으로 연계하느냐다. 트래블로그는 체크카드로 신용카드와 비교해 연회비 수익이 없고 가맹점 수수료율은 낮다. 하나카드는 시장점유율을 위해 환율우대 100%·해외이용 수수료 무료·해외 ATM 인출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 중인데, 이에 대한 부담은 현재 하나카드를 비롯해 그룹차원의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결국 손에 쥔 트래블로그 회원을 국내 다른 사업으로 연결하는 비즈니스모델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회원수를 늘리는 일차적 목표를 충족한 뒤 부가적인 수익으로 연계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내 점유율을 높이면 유입 회원을 통해 신용판매 매출과 현금 대출 규모를 늘리기 유리하며,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꾀할 수 있다. 디지털데이터 신사업 등 활로를 찾는데도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환율우대 100% 제공 등으로 인해 당장 수익이 크게나는 상황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올해 목표인 회원모집 700만명을 달성하면 카드고객쪽에서 나오는 자체 이익이 아니라 다른 제휴를 통해 부가적인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규모의 경제로 방향을 잡고 회원 모집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