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파운드급 엔진 국산화…FA-50·KF-21 등 수출 경쟁력 향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 생산력 확대…자체설계 기술 확보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정부와 업계가 한국산 무기체계 수출길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선진국들의 견제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총 5조원을 투입해 1만50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현재 한화가 면허 생산 중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 엔진을 국산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F/A-18E/F 슈퍼호넷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JAS39 그리펜 등에 탑재되는 것으로 애프터버너를 사용할 경우 최대 2만2000파운드로 추력이 증가한다.
정부는 단계적 개발을 진행할 방침으로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개념 연구에 착수한다. 최종 단계의 개발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기본 추력 1만5000파운드급 엔진을 만들 수 있는 6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국내에서 개발·운용 중인 항공기 모두 해외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가에서 인권 이슈 및 자국과의 관계 등을 들어 특정국향 수출을 거부할 경우 힘들게 타진한 비즈니스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독일이 T-50 고등훈련기와 K-2 전차를 비롯한 국산 무기 수출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정부는 T-50 계열 항공기 후속 버전 등에 한국형 F-414급 엔진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수출 전선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기종으로는 FA-50과 KF-21이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45년에 걸친 엔진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5500파운드급 엔진 시제품을 제작 중이다.

▲FA-50 경전투기
창원공장에 600억원의 투자도 단행한다. 가스터빈 엔진 생산력을 올 연말까지 현재의 2배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자체 설계 기술을 확보하는 등 100% 국산화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기용 TIT 1800K급 터보팬 항공 엔진 저압 터진 내열 합금·코팅 기술 개발과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1500도에도 견디는 내열 합금을 만드는 등 전투기 엔진용 소재를 국산화하겠다는 것이다.
무인 전투기 엔진 개발 역량 확보시 유인 전투기에 장착되는 엔진 뿐 아니라 민수용 항공엔진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도 한국형 F-414 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민수용 엔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방산과 첨단항공엔진 및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경력사원도 채용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도 전투기 엔진 국산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는 K-방산의 유지·보수 역량이 더해지면 항공방산 수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FA-50의 가동률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전투기 중 최고 수준으로, 최근 중동과 동유럽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무기로도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보라매가 노후 기체 대체 수요와 맞물려 일정 규모의 생산을 필요로 하는 만큼 엔진 제조 분야도 수익 창출에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