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하림·JKL파트너스 협상 결렬
주주간 계약 내용 의견차 못 좁혀

▲HMM의 컨테이너선
HMM이 채권단 관리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KDB산업은행(산은)·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와 하림그룹·JKL파트너스의 컨소시엄간 매각 협상이 무산된 탓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협상이 주주간 계약 세부 내용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무산됐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57.9%를 보유한 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이번 협상에서 하림이 그간 요구했던 사항들을 철회하는 등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으나, 매각 측이 사모펀드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매각 측이 거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매각 측은 보유한 잔여 영구채에 대해 하림이 3년간 주식 전환 유예를 요구한 것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림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협상이 무산된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자체 자금과 인수 금융 등을 통해 8조원 상당의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했음에도 프로젝트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HMM의 현금자산을 HMM 내부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하고, 팬오션과 HMM을 합병하거나 인위적으로 사업구조 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언급했다.
특히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HMM이 당분간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슈퍼사이클'이었던 해운 업황이 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들여 HMM을 인수할 곳이 많지 않다는 논리다.
실제로 HMM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LX인터내셔널은 유력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도중에 발을 뺐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원들의 반발 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산은이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HMM 재매각을 시도할 수 있으나, 시가총액 등을 고려한 일정 수준의 매각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난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