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공포 확산...진옥동 회장 “신한, 해외 부실자산 2000억 수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8 18:04

블룸버그TV 만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전 세계 뒤흔드는 美 상업용 부동산 공포…신한금융 북미 익스포저 2.4조

美 NYCB·日 아오조라 직격탄…진옥동 “관리될 수 있어”

주주환원 정책 강화…ELS 판매 중단은 제한적으로 재개될 가능성

진옥동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부실확대로 세계 은행들은 물론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투자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총 4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캐나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신한금융의 익스포저는 약 2조 4000억원에 이르고 이중 리스크 트랜치는 1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부실 자산(NPA·Non Performing Assets)은 약 208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의 익스포저는 5061억원에 이르고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은 각각 5381억원, 1조 1000억원, 1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신한금융 익스포저가 각각 9512억원, 7706억원으로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신한금융은 4조 1000억원 가량의 금액을 전 세계 부동산에 투자한 셈이다.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실 문제는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포가 퍼지기 시작한 곳은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다. 지난달 31일 NYCB는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로 인한 대손 충당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당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가 NYCB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면서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60% 폭락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일본, 유럽으로도 번졌다. 지난 1일 일본 중소은행인 아오조라 은행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충당금으로 인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그날 주가는 20% 넘게 폭락했다.




가장 최근의 피해자는 독일의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대출 기관인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도이체 PBB)로, 최근 관련 문제로 채권값이 폭락했다. 주가도 올해 들어서만 25% 떨어졌다. 회사 측은 예정에 없던 성명을 내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 약세" 때문에 대손 충당금을 2억1000만~2억1500만유로(3000억~3070억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은행과 펀드 매니저들은 아오조라 은행과 비슷한 전략을 택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부실 대출에 노출돼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미국 부동산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리스크 트랜치에 대비해 약 200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문제와 관련해 진 회장은 지난 몇 년동안 물류 창고 공급이 과잉돼 우려된다고 말했다. 2022년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은 최고조에 달한 후 잠잠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또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분기별 배당을 이어가고 배당금 또한 전년대비 상향할 계획"이라며 “경제와 상관없이 자사주 매입·소각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총 주주환원율을 40%로 끌어올리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6%로 전년에 비해 6%포인트(p) 더 확대됐다.


그러면서 현재 약 5억주에 이르는 발행주식수를 4억 5000만주 가량으로 축소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 과정은 “수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기업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달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국 금융주들의 주가가 지난 몇 주동안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현재 신한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로 진 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금 주가가 매우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 진 회장은 “일시적 중단"이라며 제한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올 6월까지인 공매도 금지 기간이 연장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과 달리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속도가 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경우, 신한은행의 금리차 마진이 1~2.5bp 가량 축소될 것으로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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