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잔액 90% 수도권에...전세사기 영향 주효
전세사기가 횡행하면서 임대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전세금이 급증, 정부가 마련한 안전 장치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HUG가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최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HUG를 통해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대신 지급하고 임대인으로부터 회수하는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조2503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1년 말 6638억원에서 불과 2년 만에 6.4배나 증가한 금액이다.
지역 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90%가 넘게 몰려 있는데, 이는 지난해 터진 전세사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이 1조5147억원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강서구의 채권 잔액이 5237억원으로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경기는 1조3128억원, 인천이 1조184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채권 회수율 또한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58%였던 연간 채권 회수율은 2022년 24%로 집계돼 절반 넘게 감소했으며 지난해 7월 기준 15%까지 하락했다.
채권 추심과 경매로도 회수하지 못하는 돈은 고스란히 공기업인 HUG가 손실로 떠안게 된다. 재정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HUG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자본금 규모를 5조에서 10조원으로 늘리고 공사채를 직접 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전세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은 악성 임대인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