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조 클럽 진입 목표…줄어든 수익 반등 필요
매출효자 제로슈거 음료·소주 이어 맥주 회복 주력
클라우드 다각화, 신제품 크러시 MZ세대 집중공략
올해 '연매출 4조원' 목표 달성을 위한 롯데칠성음료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맥주사업이 성패를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매출 2조원 진입한 지 12년만에 지난해 '매출 3조원'을 찍은 롯데칠성음료로서는 지난해 뒷걸음질한 수익성을 회복하는 과제와 함께 성장세인 음료·소주사업 제품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화룡점정(畵龍點睛)'하기 위해선 맥주사업 살리기가 올해 경영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2247억원으로 전년(2조8417억원) 대비 13.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07억원으로 전년(2229억원)보다 5.5% 줄었다.
무가당 음료·소주 호조와 함께 지난해 10월 인수한 연매출 1조원 수준의 필리핀펩시(PCPPI) 매출(2580억원)이 4분기부터 반영돼 외형이 커진 것이다. 원가 상승과 인건비 등 제반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신제품 출시·제품 리뉴얼 등 제품력 강화로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연매출 3조원 달성을 이끈 제로 탄산음료와 새로 흥행세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2021년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에서 12%였던 제로 탄산음료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로 급증했다. 아울러 지난해 매출만 1256억원을 기록한 새로 인기에 힘입어 롯데칠성음료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은 2022년 16.6%에서 지난해 20.7%로 상승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제로 탄산음료 매출만 전년(2730억원) 대비 10% 오른 3000억원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펩시제로 제로카페인', '칠성사이다 제로 그린플럼', '밀키스제로 딸기&바나나', '실론티제로 디카페인', '게토레이 제로슈거' 등 신제품 출시도 예고했다.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판단과 함께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의 올해 매출 목표치도 전년 대비 약 27% 늘린 1600억원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1분기 중 다른 대표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 리뉴얼도 나서 소주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맥주사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매출은 8039억원으로 전년(7745억원)보다 3.8% 늘었다. 이 가운데 맥주사업만 떼어 보면 18% 줄어든 807억원의 매출을 냈다. 주류부문 내 맥주사업 비중도 12.7%에서 지난해 10%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야심작 '크러시'를 내놓았지만 아직 신제품 효과를 거두지 못한 눈치다. 통상 1분기 신제품을 발표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유흥시장을 노려 주점과 음식점 위주로만 500㎖ 병 제품과 20ℓ 용량의 생맥주 케그를 판매하는 이색 전략도 펼쳤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분위기다. 실제로 '크러시'가 출시된 4분기 맥주사업 매출만 봐도 전년 동기보다 0.3% 감소한 206억원에 그쳤다.
일각에선 충성도가 높은 국내 주류시장 특성상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오비맥주·하이트진로와 비교해 시장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클라우드를 출시한 2014년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10%대로 현재 3%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칠성음료가 두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앞서 인기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를 광고모델로 앞세워 인지도 확대에 나선 한편, 이달 중 355㎖, 470㎖, 500㎖ 세 가지 용량의 캔 맥주 형태까지 출시하며 가정용 시장 공략에 돌입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크러시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인기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접근하는 중"이라며 “출시 초기인 만큼 판매량을 공개할 단계가 아니지만 당초 예상한 매출 목표치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