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작년 충당금 4조3082억 전입…55.5%↑
5개 지방은행 충당금 1조3482억, 84.3%↑
순익 시중은행은 늘었지만 지방은행은 감소
지난해 4개 시중은행이 4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다. 5개 지방은행은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충당금 규모는 역대 최대다.
은행권은 미래 경기 전망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코로나 대출 만기 유예 등과 관련한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은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지방은행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3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충당금 등 전입 규모는 4조30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2조7705억원 대비 55.5% 증가했다.
지방은행의 충당금 증감률은 더 컸다. BNK부산·BNK경남·DGB대구·전북·광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충당금 전입 규모는 1조3482억원으로 전년(7314억원) 대비 84.3% 더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6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 확대됐다. 우리은행의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은 9790억원으로 113.3%,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8733억원으로 42.6% 각각 늘었다. 하나은행의 충당금 등 전입액은 8478억원으로 46.7% 증가했다.
지방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을 보면 대구은행은 4015억원으로 94.4%, 부산은행은 4000억원으로 129.5%, 경남은행은 2194억원으로 32.4% 각각 증가했다. 광주은행은 1964억원으로 134.6% 늘었으며, 전북은행은 1309억원으로 29.3% 더 확대됐다.
은행들은 미래경기전망을 반영한 부도시손실률(LGD) 조정과 부도율(PD) 조정 충당금,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코로나 대출 만기·이자상환 유예 관련 충당금 등을 선제적으로 쌓으면서 충당금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충당금전입액.
전 은행권의 충당금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을 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성적은 엇갈렸다.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12조3217억원으로 전년(12조288억원) 대비 2.4% 늘었다. 하나은행(3조4766억원), 국민은행(3조2615억원), 신한은행(3조677억원)은 전년과 비교해 12.3%, 8.9%, 0.7% 각각 늘었다. 반면 우리은행(2조5159억원)은 13% 줄었다.
5개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1조4358억원으로 전년(1조5500억원)에 비해 7.4% 감소했다. 부산은행(3791억원), 대구은행(3639억원), 광주은행(2407억원), 전북은행(2045억원) 순이익이 16.8%, 6.2%, 6.8%, 0.3% 각각 줄었다. 경남은행 순이익(2476억원)만 1.9% 증가했다.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은 늘었지만 부실 위험에 대비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장 충당금을 쌓아 손익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향후 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부실 위험에 대비하고 장기적으로 건전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에 충당금 적립은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