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절벽 속 중대형만 ‘신고가’ 행진…무슨 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14 15:22

서울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서 신고가 행진 이어져

지난해 서울 중대형 물량 비중 13%...2026년 9%까지 ↓

공급량 감소 속 갈아타기·실수요 등 인기 여전

전문가 “중대형 강세 이어지지만 주택시장에 큰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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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대형 아파트 시장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김다니엘 기자

서울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대형 아파트는 높은 인기를 끌면서 값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공급 감소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나타나는 수요자들의 옥석 고르기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2월 첫째 주(지난 5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떨어지며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봤을 때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포함한 서울 내 모든 자치구가 5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등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일부 단지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98㎡는 지난 6일 27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동일 면적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5월 25일 25억6000만원였다. 약 9개월 만에 가격이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같은 지역 '갤러리아팰리스' 전용면적 152㎡도 지난달 23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동일 면적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8월 14일 기록된 29억원으로 약 5개월 새 5000만원 올랐다.



서울 대표 부촌 단지로 평가받는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면적 115.23㎡도 지난달 18일 41억8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가인 2021년 4월 35억원 대비 무려 6억8000만원 오른 것이다.


강북권에서도 대형 평형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중구 흥인동 '청계천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94㎡는 지난달 10일 21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직전 최고가였던 2020년 7월 18억원에 비해 3억원 상승했다.




이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 속 중대형 가격 상승은 공급량 감소와 높은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중 전용 85㎡ 초과 비중은 2000년~2009년 24.3%였으나 2020년부터 2026년(입주예정)까지는 9.6%로 급감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물량 총 16만9301가구 중에서도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물량은 2만3132가구(13.6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기는 여전히 높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을 전용면적별로 보면 85㎡ 초과 중대형 면적 평균 경쟁률은 15.85대 1로 같은 기간 전용 85㎡ 미만 중소형 타입 평균 경쟁률(9.72대 1) 대비 약 1.63배 가량 높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중대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기 및 옥석가리기가 심화됐다는 의미"라며 “중대형 아파트 수요자들은 갈아타기 및 실수요자들이 많아 단단한 수요층이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중대형 아파트 강세는 일정 기간 이어지겠지만 그렇다고 공급·수요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부동산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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