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의원이 여야를 돌고 돌아 7년 16일 만에 첫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변호사 및 기업인(에쓰오일 상무) 출신인 이언주 전 의원은 경기 광명을 지역구 재선 국회의원 등 정치활동을 하며 탈당 3번, 당적변경 5번을 했다.
이 전 의원의 이번 민주당 복당은 총선에서 민주당의 외연 확장을 위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권유에 따른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간 이 전 의원의 반문재인(반문), 보수 행보가 논란이 됐던 만큼 친문재인(친문)계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 전 의원을 복당 권유 방식으로 품는 것에 불만을 표출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언주 전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으로 돌아가 초심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7년간 바깥에서 온갖 모진 풍파와 설움을 겪으면서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 혼자 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며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으로 돌아가 초심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7년 전 민주당 탈당에 대해서 이 전 의원은 “'안철수 현상'에 들떴던 저는 새 정치를 꿈꾸며 탈당했다"며 “방황하다 돌아온 지금, 이젠 용기 내 말할 수 있다. 제 생각이 짧았다. 당원과 지지자, 동료 의원들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양당 모두 깊숙하게 경험해보니 그래도 민주당에 부족하나마 공공선에 대한 의지, 인간에 대한 도리가 최소한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권위주의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가의 공적 시스템마저 파괴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의사결정 태도가 나라의 생존까지 위협하지 않을지 나라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견에 동행한 민주당 인재위원회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광의의 인재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 전 의원이 회견 후 복당 원서를 제출하고 이 대표와 차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8일 국민의힘 탈당 후 이재명 대표로부터 직접 복당 권유를 받았다고 밝힌 뒤 약 1달 만에 입당했다.
당내에선 이 전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그의 정치 행보와 그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활동을 해온 점 등과 관련해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돼왔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인재 영입으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19~20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재선 때인 2017년 '문재인 패권'을 비판하며 당 주류의 갈등을 빚은 끝에 탈당했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이어 2019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했다.
19·20대 총선 때 민주당 계열 당적으로 경기 광명을에서 국회의원 재선을 한 뒤 2020년 총선을 앞두고는 탈당,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창당에 참여해 본격적으로 보수로 전향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지역구를 변경해 부산 남구 을에 출마했지만 박재호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당명 변경 이후 국민의힘 소속이었지만 최근에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다 지난 달 18일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기 어렵다"며 탈당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동행, 부산과 광주 등을 돌며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와 함께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와 함께 제3지대 신당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해외 순방 예산만 늘어난다"며 “대통령의 리더십에 국민들이 울분을 느끼고 있다. 대통령 리더십이 바뀌지 않으면 경제 위기 해소도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며 “그런 의지를 담으려 하는 게 신당이다"라고 강조하는 모습에서 개혁신당행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 대표의 제안으로 첫 친정인 민주당으로 7년 만에 돌아가게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당적을 수시로 바꾸는 '철새 정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도 친문계를 중심으로 이 전 의원의 복당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친이재명(친명)계가 친문계의 지역구를 노리며 출마 선언을 이어 가면서 공천 잡음이 커졌었던 만큼 이 전 의원의 영입으로 계파 갈등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