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총선 지휘’안 의결…이낙연 “이준석 사당화” 반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19 15:18

김종민 “어떤 민주정당이 개인에게 다 위임하나…전두환과 뭐가 달라”

이준석 “이낙연 대표 무시하고 추진할 순 없어…세대 차이 있지만 극복할 것”

인사하는 이낙연ㆍ이준석 공동대표

▲이낙연,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지대 세력이 뭉친 개혁신당이 합당 한지 열흘 만에 총선 주도권 싸움을 벌이며 내홍의 기로에 섰다.




개혁신당은 총선 지휘권을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맡기기로 했으나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이준석 사당화'라며 반대하며 나선 것이다. 갈등이 악화되면서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이준석 공동대표를 향해 “전두환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사인한 합당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공동정책위 의장과 협의해 총선을 지휘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사실상 총선 캠페인, 정책 결정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한 것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선거 캠페인, 선거 정책 결정권을 위임해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시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며 “신속성과 혁신성을 담보하기 위해 최고위 권한을 이준석 대표에 위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해당 행위자를 심사하기 위한 심사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 합류 등을 놓고 이준석 대표 측과 이낙연 대표 측이 충돌한 바 있다.


해당 안건 중 총선 정책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한다는 건 일단 주도권 싸움에서 기존 개혁신당 측의 판정승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의실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중간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회의 직후 입장문에서 “사당화를 의결했다"고 비판하며 “제3지대 통합 정신을 깨뜨리는 비민주적 절차와 내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 자체를 이준석 개인에게 맡기는 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포괄위임은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해달라는데, 어떤 민주정당에서 최고위에서 정책 검토도 안 해보고 개인에게 다 위임하나"라며 “전두환이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 다 위임해달라며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오전 회의 직후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표결 자체에 이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격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통합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표결이 진행됐을 때는 결과에 따르는 것이 합리적인 자세"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국무총리까지 지낸 이낙연 공동대표는 신중하고 완결성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다. 속도감이 다소 희생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표결 취지는 속도감과 의외성을 살리자는 취지로 상호 보완적인 것이지, 제가 이낙연 공동대표를 무시하고 전격 추진할 수는 없다"며 사당화 비판을 거부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당내 화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는 “그것을 어떻게 조정해서 공통의 목표로 나가게 하느냐가 이준석에게 주어진 리더십의 과제일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하는 것들은 나와 이낙연 공동대표 간의 다름보다 훨씬 중차대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낙연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세대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면서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장점은 최대한 흡수하고 명쾌한 의견을 내야 하는 부분은 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첨예하게 갈라선 형국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갈등을 풀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10 총선이 5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데다 제 3지대가 뭉친 근본적 이유가 총선 승리인 만큼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개혁신당 출신의 양향자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지금 기싸움하고 주도권 싸움할 때가 아니다"라며 “대안과 정책 제시보다 세력 규합에 매몰되면 국민들은 거대 양당보다 개혁신당을 더 먼저 심판할 것"이라고 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내홍이 봉합되더라도 조만간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 국면에 가면 양측의 주도권 다툼은 절정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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