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위험 신호…플렉스 인증-거지방 챌린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0 17:35

[에경브리핑] 양극화 위험 신호…플렉스 인증-거지방 첼린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가격의 폭등이 자산가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 2022년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엄청난 보복 소비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2022년 외식은 오마카세를 즐기고, 주말 골프 라운딩과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과 프러포즈는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등 값비싼 소비를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자산가들의 재산을 불리는 사이 소위 '없는 사람'들은 금리 인상, 대출부담 등 경제상황이 상황이 나빠졌다.



[영상스크립트 전문]




여러분은 자신이 부자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가난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


지난 1월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에 맞춰 발표한 '불평등 주식회사(Inequality Inc)'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3년 사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슈퍼리치'들의 자산이 두 배 넘게 늘어났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3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총자산이 100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에 '70억원 이상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한 것과 비교해 부자들의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이는 팬데믹 기간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가격의 폭등이 자산가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22년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엄청난 보복 소비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실제로 2022년 외식은 오마카세를 즐기고, 주말 골프 라운딩과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과 프러포즈는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등 값비싼 소비를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자산가들의 재산을 불리는 사이 소위 '없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졌는데요. 옥스팜은 세계 인구의 60%가 넘는 “50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은 같은 기간 더 가난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마디로 팬데믹을 거친 부의 양극화는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기간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자산 가격의 상승 뿐 아니라 기업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2022년 미국은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제동을 걸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고,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2022년 1월 1.25%에서 1년 만인 2023년 1월 3.5%로 급격하게 인상해 현재까지 유지 중인데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을 맞으며, 코로나19로 인해 가벼워진 서민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특히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자산가격 상승기 막바지에 뒤늦게 매수에 뛰어든 30대는 2020년 11월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 총 8만5020건 가운데 32.9%인 2만7984건을 거래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이 때문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동산 상승기에는 남들이 집으로 돈벌 때 나만 집 없어 벼락거지 되고, 나도 영끌해 집 샀더니 하락기와서 진짜 거지됐다'는 웃픈 사연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무지출 챌린지'와 카톡을 중심으로 참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거지방'은 이런 팍팍한 현실을 대변하는데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이런 절약 운동은 일주일 동안 최소한의 소비 활동 노력을 각자 SNS에 인증하고 주변으로부터 평가받아 절약효과를 높이는 일명 짠테크의 일종입니다.


예를 들어 짠테크를 실천하는 A씨가 친구에게 얻은 컵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을 냉장고에 얼려뒀다가 나중에 밥을 말아 먹는 걸 인증하는데요. 거지방 참여자들은 A씨에게 밥 말아 먹고 남은 국물은 어떻게 했느냐고 묻습니다.


남은 국물을 버렸다는 A씨의 대답에 참여자들로부터 국물을 버리는 사치를 부렸다며 부자는 이 방에서 나가라는 질타를 받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소비에 앞서 거지방 참여자들에게 허락을 받기도 하는데요.


B씨가 마트에서 음료수를 사겠다고 단톡방에 글을 남기자 한 참여자가 “갈증을 음료수로 풀다니 마트 정수기 물을 드세요"라며 참으라는 이모티콘을 올립니다.


그럼 다른 참가자들이 이모티콘을 올린 참가자에게 돈 내고 이모티콘을 사다니 이런 식으로 지출 유도하지 말라며 이모티콘 대신 일명 '짤' 사진 파일을 올리는 식으로 서로의 소비 감시자가 되어 지출 최소화를 유도하는데요. 강압적이지 않고 놀이처럼 즐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무지출 챌린지'와 '거지방'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데요.


최근 미국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근검절약을 자랑하는 '생활비 관리 선언'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유명 코미디언 루커스 배틀(Lukas Battle)은 지난해 12월 30일 틱톡 영상에서 “진짜 부자들은 돈 쓰는 걸 싫어한다"며 “절약은 멋있는 일"이라고 밝혔는데요. “2024년에는 '생활비 관리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고 채 두 달이 못 되는 기간 동안 틱톡에서만 약 60만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코로나19 기간 풀린 유동성은 부자는 더욱 부자로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최근 2030세대로 분류되는 청년들은 현재 부모 세대에 비해 가난한 첫 번째 세대로 꼽힙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기성세대는 보유한 자산이 크게 상승했지만 MZ세대는 영끌해 투자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며 소득의 전부를 빚 갚는데 쓰거나 계층간 사다리가 끊어진 현실에서 월급만으로 부의 추월을 꿈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꼭 세대별로 나누지 않더라도 같은 세대 안에서도 부의 대물림을 바탕으로 한 부의 쏠림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빈곤 계층이 현재 상황을 벗어나기가 이전보다 더욱 어려워진 것도 현실인데요.


현실이 힘든데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고 결국 이러한 결과는 국민이 저출산과 노동의지 상실, 한탕주의에 빠지게 만들어 국가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정책 당국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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