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테마’ 아센디오·다보링크 급등 배경에 ‘이 사람’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6 08:10

퀀텀포트·그린비티에스 거쳐 씨씨에스로 65억 흘러가

초전도체 연구한 권영완 고려대 교수가 주가 모멘텀

금융투자업계 “불확실성 너무 많아 주가 급등 불안”

씨씨에스 CI

▲씨씨에스 CI

초전도체 테마에 편승하며 주가가 급등한 아센디오와 다보링크의 배경으로 씨씨에스와 씨씨에스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등장했다.




씨씨에스는 최근 최대주주의 지분이 모두 반대매매되면서 일명 '주인없는 회사'가 된 상황이었다. 아센디오와 다보링크가 자금을 조달한 덕분에 새로운 최대주주를 찾았지만 이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비상장법인 거쳐 씨씨에스에 자금 투입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는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두 곳 모두 정관상 사업목적에 초전도체 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아센디오는 오는 3월 7일 임시주총을 열고 다보링크도 같은 날 정기주총을 열어 안건을 처리한다.




두 곳 모두 초전도체와 전혀 관련이 없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센디오는 최수종 씨와 하희라 씨 등이 속한 연예 매니지먼트 전문 회사고, 다보링크는 무선랜 공유기 등을 만드는 곳이다.


하지만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의 행보가 일치하는 부분은 더 있다. 바로 비상장법인에 대한 자금 투입이다.


아센디오는 지난 22일 비상장법인 퀀텀포트의 전환사채(CB)를 45억원어치 인수했다. 주총 결의 공시 바로 다음 날이다.


이어 다보링크도 지난 22일 비상장법인 그린비티에스의 CB를 20억원어치 인수했다.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씨씨에스로 모였다.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가 코스닥 상장법인 씨씨에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다. 두 회사는 유증을 통해 씨씨에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권영완 교수

▲권영완 교수. 사진=연합뉴스

◇권영완 고려대 교수, 자금 이동 핵심으로 떠올라


이런 자금 순환 배경으로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 초전도체에 대한 연구자로 알려진 권영완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연구교수다.


권 교수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초전도체라고 주장하고 있는 LK-99의 공동발명자다. 그리고 권 교수는 씨씨에스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추가로 권 교수는 이번 자금조달의 통로로 쓰인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아센디오와 다보링크가 CB인수 직전 사업목적 추가를 주총 안건으로 올린 이유도 결국 씨씨에스에 대한 간접투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씨씨에스는 유증으로 새로운 주주를 맞이했지만 이를 그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처지다. 씨씨에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최대주주의 변경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근 씨씨에스 최대주주였던 컨텐츠하우스21이 보유 지분을 모두 반대매매당한 배경도 과기부의 최대주주 변경 불승인이 이유였다.


씨씨에스는 방송사지만 주가 모멘텀은 방송업이 아니라 초전도체다. 실제 권 교수가 지난해 11월 씨씨에스의 이사로 합류한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도 과기부에 의해 불승인이 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럴 경우 초전도체 관련 자산이나 인력이 아센디오와 다보링크로 이동할 가능성이 이번에 열린 것이다.


◇업계 “주가는 올랐지만 불안요소 너무 많아"


문제는 이번 딜에 등장하는 법인 중 실제 초전도체와 관련된 구체적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아센디오와 다보링크, 씨씨에스 등이 최근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격한 주가 급등을 겪고는 있지만 실체가 있는 초전도체 관련 자산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종목의 주가 모멘텀은 오로지 권 교수에 기대고 있다.


권 교수는 지난해 12월 한국초전도저온학회(LK99 검증위원회)에서 “LK-99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가 없다"고 발표하자 “자료요청이나 협조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주장을 믿는 투자자들이 권 교수의 연구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관련주 매수에 나선 것이 주가 급등의 원인인 셈이다.


정작 LK-99는 권 교수 외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지훈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이사,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 등이 서로의 지분을 주장하며 갈등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가 학계에서 인정받을 가능성과 씨씨에스의 최대주주 변경이 정부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 LK-99의 지분이 권 교수에게 얼마나 귀속될지 등 불확실한 지점이 너무 많다"며 “최근 관련 종목의 주가급등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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