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강원 원주서 ‘함께 누리는 문화’ 공약 발표
모든 암표 거래 ‘공익 해치는 중범죄’로 처벌 방침
국민의힘은 26일 격차 없는 문화 향유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의 암표 거래(웃돈 거래)를 근절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 문화예술패스' 대상을 넓혀 취약계층 유·청소년의 문화예술 관람·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장애인의 시설이용 환경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민택배-함께 누리는 문화'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공약은 암표와 같은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 장애인·취약계층 등도 일반인과 격차 없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등 공정한 기회와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공연뿐 아니라 팬미팅, 운동경기, e스포츠 등 모든 암표 거래를 '공익을 해치는 중한 범죄'로 처벌할 방침이다.
국민체육진흥법 등의 개정을 통해 전 분야에서 암표 거래 처벌을 현행 20만원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암표상이 많게 6배가량의 웃돈을 받고 판매하는데도 벌금이 20만원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특히 암표상이 표를 예매할 때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표를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정보통신망법'도 개정할 방침이다.
티켓 판매자가 자체 암표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신고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블록체인, NFT 기반의 암표 거래 방지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문화 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청년·청소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 1인당 15만원의 청년문화예술 패스 지원 대상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9세 이상 24세 이하'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만 5~18세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유·청소년을 대상으로 1인당 '문화예술교육 이용권'도 연 30만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초등학생 맞춤형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한다. 지역 문화예술인·단체와 연계해 늘봄학교에서 문화예술 교육을 하고, 순수예술 분야와 AI, VR 등 신기술을 융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장애인이 편리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전용 관람석을 현행 '영화관 전체 관람석의 1% 이상'에서 '상영관별 좌석 1%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장애가 있는 가수 강원래 씨가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재조명한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하려다 발길을 돌린 사례를 언급, “장애인들의 극장 출입 관련 규정에 맹점이 있다"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문화·체육시설을 확대·개편하는 공약도 발표했다.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공원과 폐교, 그린벨트 등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파크운동장과 수영장 등 지역별·세대별 수요 맞춤형 국민센터를 확대하고 오래된 공공체육 시설을 문화 및 스포츠 복합시설로 증·개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산·어촌 등의 폐교,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지원하는 국립예술지원센터를 조성하는 등 '찾아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