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K선거구 25개 중 본선행 탈락 확정된 의원 5명뿐
민주당, 광주 지역 선거구 ‘친명계’ 원외인사 4명이 현역 꺾어
4·10 총선을 앞두고 각각 여야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영남'와 '호남' 지역의 공천에 현역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 25개 선거구 중 절반을 웃도는 13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을 확정 지었다. 반면 민주당 텃밭인 광주 지역 총 8개 선거구에서 현역 의원 절반이 탈락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 지역 12개 선거구 중 6곳, 경북 지역에서는 13곳 중 7곳의 지역구가 현역 의원으로 재공천이 확정됐다.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현역 의원 2명, 경선 패배 3명 등 현재 공천 탈락이 확정된 의원은 총 5명에 불과하다.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 공천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곳은 동갑(류성걸 의원), 북갑(양금희 의원), 달서갑(홍석준 의원), 동·군위(강대식 의원) 등 4곳이다.
나머지 8곳은 공천이 확정됐다. 이 중 현역의원이 공천을 받은 지역구는 6곳이다. 5선의 주호영 의원(수성갑), 3선 김상훈 의원(서), 초선 이인선 의원(수성을), 초선 김승수 의원(북을)이 경선을 통과했고 3선 윤재옥 원내대표(달서을), 추경호 전 경제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달성) 등 2명은 단수공천됐다.
다만 달서병 초선 김용판 의원과 중남 초선 임병헌 의원 등 2명은 경선 결과 탈락했다. 김용판 의원은 대구시장 재선 출신인 권영진 전 의원, 임병헌 의원은 도태우 자유변호사협회 회장에 각각 패배했다.
경북 13개 선거구 중 3곳의 공천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천 미확정 지역구는 안동예천(김형동 의원), 구미을(김영식 의원), 군위·의성·청송·영덕(김희국 의원) 등이다.
나머지 10곳의 공천은 확정됐다. 구자근(구미갑), 김석기(경주), 송언석(김천), 임이자(상주·문경), 김정재(포항북구) 의원이 공천 티켓을 확보했다. 이만희(영천·청도),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은 단수공천됐다.
경북포항남울릉 초선 김병욱 의원은 경선에서 이상휘 전 청와대 춘추관장에 패배했다.
경북 경산에서는 현역인 윤두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 조지연 전 청와대 행정관이 공천을 받았다. 이 지에선 최경환 전 경제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무소속 출마해 조지연 전 행정관 등 금배지를 다투게 됐다.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새누리당·한나라당 소속으로 이 지역구 4선을 했다.
경북 영주·영양·봉화엔 임종득 전 대통령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단수 추천됐다.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초선 박형수 의원은 재선 김희국 의원이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했다.
의성·청송·영덕·울진에선 3선 의원 출신으로 의성·청송 등을 지역구로 뒀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영주·영양·봉화·울진 현역 초선으로서 울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박형수 의원이 경선을 치른다.
TK 25개 선거구에서 현역의원이 탈락한 곳은 5곳에 그쳤다. 그것도 현역의원 불출마 또는 공천 미신청자의 경우를 빼면 겨우 3곳에 불과하다. 아직 대구 4곳, 경북 3곳 등 총 7곳의 공천이 남아 있지만 역대 최고의 재공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TK지역 역대 최대 재공천율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58.3%로 기록됐다.
국민의힘은 당초 영남권 중진 물갈이 공천을 공언하며 경선 페널티까지 부여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절반 이상 바뀔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역 중진들이 대부분 경선에서 승리한 것을 보고 '텃밭 중진 불패'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경선 중간 발표 결과 '광주' 지역의 현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개혁신당에 합류한 양향자 의원의 광주 서구을 지역구를 배제한 7곳 중 친이재명계(친명)계 민형배 의원을 제외하고 4명의 도전자들이 현역 의원을 꺾었다.
동남을에서는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현역인 이병훈 의원을 눌렀고, 동남갑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가 윤영덕 의원을 이겼다. 정 특보는 '찐명(진짜 친이재명)'으로 불릴 만큼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북구갑에서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준호 변호사가 4년 만에 다시 맞붙은 현역인 조오섭 의원을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북구을에서는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이형석 의원을 이기고 공천권을 따냈다.
이제 광주에서 경선 결과 발표가 남은 지역구는 서갑(송갑석·조인철)·서을(김경만·김광진·양부남)·광산갑(이용빈·박균택) 등 3곳이다.
서구갑에서는 송갑석 의원과 광산갑 이용빈 의원의 경선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비명계로 꼽히는 송갑석 의원은 이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냈지만 이 대표의 강경 지지세력인 '개딸'(개혁의딸) 등으로부터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수박'으로 낙인찍힌 바 있다.
특히 송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돼 불이익을 안고 친명계인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용빈 의원은 의사 출신으로 송영길 당 대표 시절 대변인에 이어 이 대표 체제에서도 당 원내 부대표, 정책위 상임부의장 등을 지냈지만 광주고검장 출신으로 이 대표 법률특보를 지낸 박균택 후보와 힘겨운 경선을 치를 전망이다.
이 의원은 최근 “고검장 출신 정치신인에 가산점 20%를 적용하는 것은 국민적 요구에 대한 무시이자 시대적 사명을 역행하는 행위"라고 '불공정 경선'을 지적하며 그 '가산점 20% 룰'의 철회를 당에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