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는데 전셋값은 상승세…‘갭투자’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04 14:15

아파트 매매가격 14주 연속 하락세, 전셋값은 상승곡선

‘갭투자’ 다시 고개 들어…경기 화성시 가장 많아

입주물량 증가,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에도 전셋값 상승 기조 계속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셋값은 상승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셋값은 상승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봄철 이삿철을 맞아 전셋값은 상승하고 있다. 이에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까지 다시 나타나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1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전셋값은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22일부터 41주 연속 상승, 평균 4.35% 올랐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세들어 살면서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났으며,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 연립)를 꺼리는 이들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집값 상승 기대감이 부족하고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리스크가 여전하다 보니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전셋값은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상승세로 전국 전세가율도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세가율은 올해 1월 63.6%에 달한다. 지난해 8월 63% 이후 5개월연속 상승한 수치다.




◇ 다시 등장한 갭투자


그러면서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갭투자는 집을 사면서 자기 돈은 최소화하고 미리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루는 방식을 말한다. 적은 투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수해 시세차익을 노린다. 실제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에듀포레' 전용 75㎡는 지난해 12월 3억원에 거래된 뒤 바로 2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세금과 기타비용 비용을 제외하고, 단돈 3000만원에 아파트를 사들인 것이다. 서울 성북구 동선동 트라움하임 전용 106㎡는 지난해 12월 전셋값과 격차가 500만원에 불과한 3억 2500만원에 팔렸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갭투자 매매 증가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37건)와 경기 수원시 영통구(28건), 충남 천안시 서북구(25건) 등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18건)에 갭투자가 집중됐다.


◇전셋값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듯


이달 입주물량이 늘어나지만 전셋값 오름세에는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고 서울 등 수요가 많은 지역은 입주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3월 입주예정 물량은 3만3219가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1만7991가구) 대비 85%가량 증가했다. 수도권은 1만4808가구, 지방 1만8415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수도권의 경우, 경기 1만371가구, 인천 3502가구, 서울 931가구 순으로 서울의 입주물량은 1000가구가 채 안 된다.


업계에서는 실수요 무주택자들의 주택 구매가 미뤄지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해당 지역의 경우 전세 매물이 다소 늘어나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이자 등 자금조달여건이 개인차원에서도 별다른 개선이 없고, 투자측면에서도 지금은 무리한 투자보다 시장을 관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되고 갭투자도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방 관계자도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이 통과하면서 새 아파트 전세매물 공급에 일부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전세가격은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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