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불과 한 달여 남겨둔 5일 지지율 위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에 '초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당장 친명(친 이재명)계 '특혜 공천' 논란은 비명계 탈당·창당 등이 이어지며 교통정리 되는 모습이지만, 이날은 '사천'과 '밀실 비례대표' 논란 등이 뒤이어 민주당을 달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영등포구 한 광장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둘러싼 사천 논란을 “조작, 왜곡"으로 일축하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이 대표는 “제 아내는 그 사람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다"며 “앞으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또는 가짜뉴스에 의존해서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그리고 정부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 조치를 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 당 선대위 배우자실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와의 인연으로 호남 지역에 경선 없이 공천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민주당은 본인 요청 등에 따라 해당 지역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을 결정한 상황이다.
다만 이날 이 대표가 경고한 법적 조치는 정치적 논란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에 묻겠다는 것으로, 대부분 실제 타격보다는 '항의' 성격에 가깝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법적 조치 거론과 관련, “3번 읽어봤다.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냐"면서 “'우리도 쉴드 치기 창피하지만 그냥 쓰지 말아달라, 쓰면 법적으로 귀찮게 하겠다' 이런 얘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 떠나서 배우자실 좀 우습지 않나"라며 “그런 실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이 보기에는 황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경선 지역인 청주 청원구에서도 충청권 인재 15호로 영입된 신용한 서원대 전 교수 후원회장을 이 대표가 직접 맡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공정 경선 논란이 뒤따랐다.
해당 지역은 민주당이 5선 중진 변재일 의원을 아예 공천 배제한 곳이다.
지역 뿐 아니라 비례대표와 관련해서도 4년 전 총선 당시 비례 후보 공관위원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이 제기한 '밀실 공천' 논란 후폭풍이 일었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 비례대표 후보 추천 분과위원장인 김성환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공천)하기에 물리적, 시간적 어려움이 있다"며 “(비례연합정당) 구성원인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시민사회가 협상해 후보 선출 방식을 협상해서 당헌·당규 절차를 따르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4선 중진 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밀실에서 소수가 후보를 결정한다"며 지도부를 직격한 바 있다.
우 의원은 “4년 전에는 비례대표 신청자들의 예비 경선을 전 당원 투표로 하고, (후보) 순위는 중앙위원들의 투표로 정했는데, 이번에는 전략공관위 심사로 결정한다"며 “당원 권리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지도부가 왜 이렇게 자의성이 개입될 방식을 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승패 가늠자가 될 수도권은 물론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마저 낙폭이 심상치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은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이런 민심 흐름을 평가절하하는 모습을 비췄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후행지수 성격이 있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기사 댓글이나 구글 트렌드 등 선행지수를 보면 향후 1∼2주 내에 지지율 하락 추세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지지율이 따라 잡혔다는 조사가 등장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에도 양당 후보 홍보 일정 등에 따라 “여론조사가 튄 것"(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지도부가 참여한 고위전략회의에서 당 전략기획국에 지지율 제고 방안은 물론 지역별 체감 여론 등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조국혁신당과 거리두기에 집중했던 민주당 지도부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인 것을 두고도 당 지지율 하락세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대표는 이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대표도 “정권 심판이라는 시대적 과정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