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에 나선 채현일 후보를 지원하며 해당 지역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5일 오후 영등포갑 선거사무소에서 “저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쳐 여기로 왔는데 행정을 잘하는 분들이 정치도 잘한다"며 채 후보 영등포구청장 이력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 부의장이 이날 영등포갑에 전략 공천된 데 대해 “쉬운 상대"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우리가 (채 후보를) 단수 추천하지 않고 (김 부의장과) 경선에 부쳤어도 너끈하게 이겼을 것"이라며 “그런데 (김 부의장이)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가는 바람에 조금 싱거워졌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상대가 김영주 후보로 확정됐다는데 잘된 것 같다"며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지만 이미 승부는 났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러자 채 후보도 “4선을 하고 국회부의장에 장관까지 한 분이 갑자기 2주 만에 당을 바꾸고 공천 받았다"며 “배신의 정치를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지난달 김 부의장이 자당 공천에 반발했을 당시에는 “제가 참 존경하는 분이다. 여전히 그렇다"며 “한결같이 노동자의 편에서 헌신한 삶의 궤적이나 한계에 도전하던 그 열정은 제게 큰 가르침이 됐다. 제 개인이 주관적으로 점수를 드렸다면 부의장님은 분명 좋은 평가였을 것"이라고 추켜세운 바 있다.
김 부의장은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영등포 갑에서 내리 3선을 한 4선 중진 의원이다.
당초 영등포갑은 17~18대 총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를 선출한 지역이었지만, 김 부의장 '개인 역량'이 민심을 바꾸는 데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직접 김 부의장과 회동을 갖는 등 영입에 공을 들인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를 맡았던 최재성 전 정무수석 역시 이날 YTN 라디오에서 영등포 갑 판세와 관련해 “현실적으로는 민주당 우세 지역인데 (김 부의장 탈당으로) 민주당 근소 열세 지역으로 들어간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