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선진국-동남아시아 투트랙...해외로 ‘KB’ 알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07 06:00

연내 폴란드에 코리아 데스크 설치, 인도 지점 추가 개설
부코핀, KB뱅크로 사명 변경...브랜딩 강화-영업 자신감

신흥국 리테일 영업-선진국 IB, 홀세일 주력
국내외 보수적 기조 리스크 철저히 관리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가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은행, 비은행 간에 균형 잡힌 성장으로 금융지주 순이익 1위를 달성했는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때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고자 다양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연내 동유럽 거점인 폴란드에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폴란드는 유럽의 생산거점이자 심장부로 불리며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코리아 데스크를 통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은 연내 인도 첸나이, 푸네 두 곳에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9년 2월 인도에 구루그람 지점을 개설했는데, 이번에 지점을 추가로 개소하며 현지 영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글로벌 거점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부코핀은행은 최근 브랜드명과 로고를 KB뱅크로 변경했다. 국민은행이 2020년 8월 인수한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해외 은행을 인수할 경우 초반에는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기존 사명을 유지하고, 현지 영업 기반이 다져졌다고 판단됐을 때 모기업의 로고를 넣어 브랜딩을 강화하는 전략을 꾀한다.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 사명을 변경한 것은 KB라는 브랜드로도 충분히 현지 영업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9월 차기 회장 내정 직후 출근길에서 부코핀은행에 대해 “부실 회사를 저렴하게 인수하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점포에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고, IT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부코핀은행의 정상화는 양 회장과 임직원들이 긴 호흡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다.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해외 네트워크 현황.

지난달에는 캄보디아에 'KB프라삭은행'을 공식 출범했다. KB프라삭은행은 2021년 인수한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2009년 설립된 KB캄보디아은행의 통합 상업은행이다. KB프라삭은행은 캄보디아 4위 규모의 상업은행으로, 캄보디아 전 금융기관 중 이익 규모 2위에 해당한다. 특히 KB프라삭은행은 190여개의 영업 네트워크와 5000여명이 넘는 영업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KB금융그룹 내부에서도 해당 은행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동남아 등 신흥시장과 유럽 등 선진국 간에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해외 12개 국가에 해외지점 9개, 해외법인 5개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리테일, SME(중소상공인)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국에는 투자은행(IB), 자본시장 등 홀세일 업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을 필두로 KB금융지주가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확장하는 것은 양종희 회장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 양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투자운용, 자산관리(WM), 보험, 글로벌 등 4대 영역에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한층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KB금융은 연초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사업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글로벌 부문을 금융지주 전담 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직도상 맨 앞에 배치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지주사 순이익 1위라는 성과를 거둔 양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 전략 확대 측면에서 글로벌을 강화하는 것이 중차대한 과제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KB금융 측은 “글로벌 시장은 계속해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성장, 수익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기조 하에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게 (KB금융그룹의) 철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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