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올해 27% 하락…시총 101조원 증발
엔비디아에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자리 내줘
증권가도 테슬라 약세 엔비디아 강세 예상
테슬라가 연이은 악재로 주가 하락을 겪으면서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자리를 엔비디아에 내줬다. 이틀 만에 시가총액도 760억달러(약 101조5500억원) 증발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전날(5일)까지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엔비디아(3억9592만달러)가 차지했다. 테슬라(3억6828만달러)는 엔비디아에 밀려 2위에 올랐다. 3위에는 순매수 규모 1억5638만달러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는 지난 1월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이었으나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매수세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는 독일 공장이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전일 대비 3.93% 하락한 180.74달러에 마감했다. 주가가 180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5월19일(180.14달러)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지난 4일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7.16% 하락하며 200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올 들어 248.42달러(지난 1월2일 종가)에서 180.74달러로 27.2%가 떨어졌다.
테슬라가 약세를 보이는 데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달 중국 공장 출하량이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는 발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6만365대를 출하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또 테슬라가 중국 내 판매량 증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대거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전기차 가격 인하에 돌입했다고 알려지면서 매수세 급감을 야기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비야디(BYD)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점도 테슬라에는 악재다. 비야디는 최근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으며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멕시코에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를 밀어내고 순매수 1위로 올라선 엔비디아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증가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투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서학개미의 엔비디아 사랑은 지난달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월 서학개미는 엔비디아를 3112만달러 순매수하는 데 그쳤지만 한 달 만에 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는 859.64달러로 지난 1월2일(481.68달러) 대비 78.5% 폭등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 역시 9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약세를 보이고 엔비디아가 상승하는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하면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여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높은 단기 변동성은 우려 사항으로 과거만큼의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시장점유율과 AI 사업 성장성을 감안하면 장기 주가 상승여력은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