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X액트] 코나아이-소액주주, 주총 앞두고 전격 합의... 조정일 대표 ‘약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07 10:59

실적 두 배 오르는 동안 주가는 그대로… 주주 원성 높아

‘이해상충’ 문제삼은 소액주주연대 회사 지분 13% 확보

올 2월 조 대표-소액주주 만남서 합의 “적극 조치 약속”

코나아이 CI

▲코나아이 CI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이사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약속하며 소액주주와의 대립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자사주 소각 및 주주배당 계획을 공시하는 등 본격적인 주주가치 부양에 나섰으며, 소액주주 측에서 제기한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서도 오해를 풀었다는 후문이다.




지난 1998년 조정일 대표가 창업한 코나아이는 스마트카드·IC칩 제조사로서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10년대 지자체 지역화폐 도입 당시 결제 플랫폼을 이용한 운영대행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영위하는 중이다.


◇ 실적 두 배 오르는 동안 주가는 그대로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나아이 주가는 지난 2022년 중순부터 최근까지 줄곧 1만6000원~1만8000원대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열기가 높았던 2021년에는 장중 최대 4만9700원까지 올랐으나, 금리 인상기 하락세가 거듭되며 3분의 1가량 상승폭을 반납했다. 2020년 3월경에도 1만8000원 내외였던 주가가 약 4년이 흐른 지금까지 전혀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정작 코나아이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코나아이의 작년 연간 연결 기준 매출 잠정치는 2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0% 커졌다. 주가가 정점을 찍던 2021년 매출(1945억원)보다도 높고, 2020년 매출(1378억원)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한다. 별도 기준 매출도 2019년(1202억원)부터 2022년(2386억원)까지 두 배가량 증가한데 이어 작년 3분기 기준 2137억원을 달성해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해상충' 문제삼은 소액주주, 집단행동 나서 13% 확보

코나아이에 대한 별다른 외적 리스크가 없던 상황에서 주주가치가 성장하지 않자 소액주주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




코나아이 소액주주연대가 지목한 주가 부진 원인은 관계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였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전자카드 제조 비상장사 코나엠(구 코나미디어)의 지분 54.3%는 조 대표가, 14.3% 지분은 코나아이가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코나엠이 작년 한 해 거둔 매출 557억원 중 94.43%(526억원)가 코나아이와의 거래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나 조 대표를 위해 이익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다른 문제는 본업과 관계없는 무분별한 투자 의혹이다. 매년 실적 증가로 남겨진 이익을 성장 혹은 배당 재원으로 쓰지 않고 본업과 관계없는 대규모 투자에 집중해 조 대표의 사익 추구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더한옥호텔앤리조트(이하 더한옥)다. 더한옥은 강원도 영월에 한옥 호텔을 설립·운영하는 업체로 조 대표가 100% 지배주주다. 이 회사는 코나아이의 본업과 큰 관련이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3분기 422억원 규모 공사계약이 체결되거나 매출이 발생했다. 조 대표 외 주주들과의 이해상충으로 보일 수 있는 사안이다.


이밖에도 코나아이 측은 타 회사와의 자사주 교환, 임원 보수 인상 등 주주환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이에 소액주주연대는 최근까지 지분 13%를 확보하고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을 시도하는 등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들어갈 태세를 갖췄다.


◇2월 조 대표-소액주주연대 만남 후 합의 성사 “적극 조치 약속 받아"

그러나 지난달 소액주주연대 측이 코나아이를 직접 방문한 결과 합의가 성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소액주주연대는 기존 주주제안을 철회하고 다시금 사측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방문 당시 조 대표와 만나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그간 제기된 이해상충 문제를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해가 해소된 부분도 있었다. 더한옥에 대한 공사계약의 경우 코나아이로서도 연수원 등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완전히 무관한 사업은 아니었다. 이 사업에서 코나아이 측이 추가로 투입하는 비용은 더 이상 없을 예정이다. 이 건물은 휴일에는 호텔업으로 운용되는데 그 이익은 코나아이에 귀속된다. 해당 토지 역시 관련 규제가 해소되는 대로 코나아이 측으로 명의를 넘긴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대해서는 조 대표 스스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조 대표와 소액주주연대가 만남을 가진 직후 코나아이는 총 22억6730만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1주당 500원의 주주배당 계획을 연달아 공시했다. 더불어 이번 주총에서 코나아이 이사의 보수한도를 전년 대비 낮추는 안건이 상정됐다.


코나아이 소액주주연대 측은 “조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나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해친다는 시장의 의혹에 대해서 못마땅해했으며, 문제 되는 부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자사주 소각 및 배당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