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종북’ 딛는데 與 ‘막말’은…나경원·원희룡·안철수 조합 ‘무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3 00:15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으로 여권이 주도하는 듯 보였던 4‧10 총선 국면에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이 '강성' 색채를 지우며 중도 확장 모드에 돌입한 반면, 국민의힘은 잇따른 '막말 논란'을 안고 가기로 하면서다.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여성 후보 2인은 '종북 공천' 논란 끝에 12일 결국 사퇴했다.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께 일말의 걱정이나 우려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구례군농민회장도 “반평생 여성 농민과 더불어 살아온 삶이 부정당하고, 국민의 40%가 공감한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종북몰이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사퇴했다.




전 위원은 한미연합훈련 반대 시위 등을 한 반미 단체 '겨레하나' 활동가 출신으로, 정 회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반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날 긴급히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천 불가' 의견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민주당(20명)과 진보당(3명), 새진보연합(3명), 시민사회단체 연합정치시민회의(4명) 등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키로 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비정규직 등 경제·사회적 약자 상징 인물이 추천되길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국민의힘에서는 '공천'이 아닌 '사과' 차원에서 논란을 무마하려는 기류가 강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과거 5·18 관련 발언 논란으로 공천 취소 위기에 몰렸던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구)를 그대로 공천키로 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도 후보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사실 등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번 결정과 관련, 한 위원장이 강조한 '국민 눈높이'에도 맞다면서 “결론을 내고 내가 바로 (도 후보에) 전화해서 경고하고 확실히 다짐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장예찬 부산 수영구 후보도 '과거 발언'과 관련해 진통을 겪고 있다.


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비록 10년 전 26세 때이고, 방송이나 정치를 하기 전이라고 해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중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 후보는 지난 2014년 페이스북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써 논란이 됐다.


2012년 2월 역시 페이스북에 “사무실 1층 동물병원 폭파시키고 싶다. 난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같은 해 8월에는 “이승만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고, 김대중이 아예 단추를 뜯어버린 대가가 너무 크다. 그래서 나는 이명박보다 저 두 명의 대통령이 더 싫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 때도 과거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한 선정적인 웹소설을 집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장 후보 과거 발언 논란에 “발언 취지의 전체 맥락에 비춰 후보 결정을 취소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막말' 논란은 중도 확장, 수도권 민심 확보 등을 노리는 당 지도부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 원희룡 국토교통부 전 장관(원희룡·계양을) 등 '중량급' 스타 정치인들을 전면에 내세운 상황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고, 이들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는 진용이다.


다만 이는 간판 자원을 선대위 얼굴로 내세울 만큼, 수도권 판세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나 전 의원도 이날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 개소식 후 “수도권 선거(구도)를 재편해야 한다.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야 할 것 같다"며 “민주당이 못해서 반사이익 얻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윤 원내대표는 나 전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사실은 선거 민심이라는 게 정말 수시로 돌변하는 상황이 예상된다"며 “매일 긴장감을 가지고 전국 상황을 관리하면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