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고객 경험’...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위기극복 키워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4 06:00

이달 22일 정기주총, 조대규 대표이사 공식 선임
신창재 ‘장기전략 및 기획’-조대규 ‘보험사업’ 호흡

디지털 분야 공격 행보, 보험금 신속지급 방점
‘인재경영 예외 없다’ 오너 3세 디지털 전진배치

신창재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위기에 빠진 생명보험 시장에서 디지털 혁신을 필두로 고객 경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고객이 원하지 않는 길은 가지 않는다'는 문장을 새기고,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가동한 결과다.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조대규 교보생명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경우 교보생명의 미래 전략사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만능 엔터' 조대규 대표이사 내정자, 신 의장과 호흡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달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조대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한다.


조대규 대표이사 내정자는 교보생명 내부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릴 정도로 임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내정자는 1989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후 영업현장을 담당하는 FP본부장, 영업교육팀장, 전략기획팀장 등을 거치며 기획, 영업, 전략분야에서 리더십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조 내정자는 적극적인 소통 역량, 공감 리더십, 혁신 실행력을 보유한 만큼 신창재 의장을 비롯한 교보생명 임직원들과 호흡을 맞출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의장과 조대규 내정자 간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한다. 신 의장은 장기 전략과 기획, 자산운용을 담당하고, 조 신임 대표는 보험사업 담당을 맡는다.


조대규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조대규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면 신 의장이 그리는 교보생명의 미래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교보생명은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지주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미래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디지털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교보생명이 개시한 실손 청구 간소화 서비스다. 이 회사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제화 적용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사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홈페이지를 통해 간편하게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고, 교보생명이 보다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보험금 업무 처리 과정을 간소화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고객들이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37개 생명보험, 손해보험사에 손쉽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보험금 일괄 청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보험가입자들이 보험금 청구 및 지급 과정에서 편리하고 다양한 보험금 신청과 접수 방법을 원한다는 의견을 적극 수용한 행보로 풀이된다.





예외 없는 고객 중심 철학, 인재경영...오너 3세도 '다른 길'

교보생명

▲교보생명.

신 의장의 고객 중심 철학, 인재 경영은 아들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신 의장 장남인 신중하 씨는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신중현 씨는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혁신팀장을 맡고 있다. 통상 금융권 오너 기업들의 2세, 3세가 경영전략, 조직 총괄 등 그룹의 주요 요직을 맡는 것과 대조적이다.


신창재 의장은 장남과 차남 모두 디지털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디지털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 각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됐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경쟁력을 토대로 보험을 넘어 비금융을 선도하는 회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채널은 비대면, 디지털이고,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보험상품, 서비스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 앞으로 생명보험사들이 가야할 방향"이라며 “당장의 적자보다는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디지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것은 (회사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고 밝혔다.


한편, 교보생명은 작년 한 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48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8% 증가한 수치다. 교보생명은 작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6029억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 결산 당시 연금보험 생존율 확대에 따른 연금지급금액 증가(약 3000억원),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인하 손익 효과(약 40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연간 순이익도 4800억원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교보생명이 작년 연간 8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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