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눈높이냐 사업 연속성이냐…카카오, 내홍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4 16:00

카카오의 관계사 수장 선임을 두고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는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업황과 회사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 회사를 이끄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카카오 안팎에서는 '회전문 인사'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급기야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까지 나서 최근 경영진 선임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회전문 인사' '도로 카카오' 논란에…준신위, 카카오에 “개선방안 내라"

14일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최근 논란이 제기된 카카오의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준신위는 최근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과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에 대해 카카오에 개선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은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 연임안이 주주총회 안건에 오른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이다.


정규돈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인 2021년 8월 스톡옵션을 행사해 70억원대의 차익을 거둬 '먹튀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 3만주를 팔아 약 61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은 인물이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의도적으로 매출을 부풀렸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90억원과 검찰 고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준신위 측은 “카카오의 새 리더십이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2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함께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장을 내방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사실상 두 대표에 대한 연임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공급자, 사용자 등 생태계 구성원의 입장을 더 잘 챙기며 노력하겠다. 준신위와 함께 방향성을 맞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2021년 대표 취임 후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려 노력했다. 준신위의 조언을 받아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사업적 공과 따졌다는데…주총까지 잡음 이어질 듯

카카오가 문제적 인물들을 수장직에 내정한 이유는 '사업적 연속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말 개최된 사내 간담회에서 정 전 카카오뱅크 CTO를 차기 CTO로 소개하며 “복잡한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기술 이해도가 높고 제1금융권의 기술 안정성을 구축하고 경험한 리더"라고 소개했다.


카카오페이는 주주총회 소집 공고문에서 신원근 대표에 대해 “핀테크 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재직 기간 동안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끌어왔다"면서 “카카오페이의 미래 준비 및 전략 강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소개했다.


또 신 대표의 경우 논란 이후 책임경영을 실행에 옮긴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논란 이후 주식 매도로 생긴 차익 전액을 다시 카카오페이 주식 매입에 쓰고, 카카오페이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세 차례에 걸쳐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입했으며,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여러 사업적 이슈가 많은 만큼 류긍선 대표가 끝까지 책임지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 회계 의혹부터 택시업계와의 수수료 갈등 문제, 콜 몰아주기 의혹 등 풀어야할 문제가 산적해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날 준신위까지 나서 구체적인 평판관리 대책을 카카오에 요구한 만큼, 주주총회 전까지는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투명하고 원칙 없는 회전문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해온 카카오 노조(크루 유니언)도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해당 인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기류인 것 같다"라며 “공식적인 입장은 다음 주 이후, 주총 시기쯤 공유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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