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할 생각 없냐” 살벌한 삼성전자 주총…한종희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주주 가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0 14:08

“주주 홀대하는 것 같아…정부 ‘밸류 업’ 정책 기조 따르길”

“주가 관리 좀 잘 해달라”…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

▲20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중앙로 소재 수원 컨벤션 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박규빈 기자

“실적 위주의 이병철 창업주가 작금의 망가진 삼성전자 성적표를 봤다면 현 경영진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어요? 사퇴할 생각은 없어요?"(주주 오용재 씨)




20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소재 수원 컨벤션 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정각에 시작한 주총은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작년 한 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당사는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선제적 시설 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교육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한 대표는 “우리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914억달러로 평가받아 글로벌 탑 5의 지위를 유지했다"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제조 기업으로서 기술 혁신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일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반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연간 9조8000억원 상당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주주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며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고객 경험·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신사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종희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이 의장 자격으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에너지경제신문 박규빈 기자

이에 따라 1호 의안인 제55기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 처분 계산서가 등 재무제표가 가장 먼저 승인됐다. 이어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 조혜경·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개 안건이 차례로 통과됐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일반 보수 330억원과 장기 성과 보수 150억원 등 총 480억원이었다. 올해는 430억원으로 장기 성과 보수가 50억원 깎였다.


한 대표는 “장기 성과 보수는 이전 3개년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3개년에 걸쳐 지급할 금액이 결정된다"며 “총액 430억원은 지급 금액 아닌 한도 설정액인 만큼 이사회가 해당 범위 내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적정성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2월 31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의 자산 총계는 455조9059억원, 부채 총계 92조2281억원, 자본 총계는 363조6778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 비율은 25.35%, 유동 비율 258.76%, 매출 258조9354억원, 매출 총이익 78조5469억원, 판관비 71조9799억원, 영업이익 6조5669억원, 당기순이익은 15조4871억원을 기록했다.


주주 배당금으로는 기말 2조4530억원, 분기 배당 7조3565억원 등 총 9조8094억원이 편성됐다. 기말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361원·우선주 362원, 분기 배당금은 1주당 보통주 1083원·우선주 1083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광윤 씨는 “현행 상법상 배당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도록 돼있는데 배당 총액과 기말의 주당 배당금도 전부 작년과 똑같아 주주들을 홀대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밸류 업' 정책과 궤를 함께 해 배당액을 상향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영규 씨는 “주가가 지리멸렬하게 7만원 중반대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경영자로서의 대책이 뭔지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김종환 씨는 “부채 비율이 25% 남짓해 재무 상태가 굉장히 좋은데, R&D나 인수·합병(M&A)에 집중 투자해 주가 관리 좀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한 대표는 “주주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전례없는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른 보유 현금 급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경영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당사의 중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R&D·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주주 가치 제고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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