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던 차(車)로도 탄소중립 가능…‘이퓨얼’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1 14:24

그린수소와 포집탄소 결합해 생산, 탄소중립 인정
석유 연료와 혼합해 기존 인프라 그대로 사용 장점
전기·수소화 힘든 항공 및 선박 친환경 연료로 각광

Audi e-diesel

▲독일 완성차 아우디의 e-디젤 제조 개념도.

현재 타고 다니는 내연기관 차로도 충분히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이퓨얼'(e-fuel)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포집한 탄소와 청정수소를 결합해 만들기 때문에 탄소중립이 인정되고, 내연기관 등 현재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은 생산단가가 높아 이를 낮추는 게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21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오현영 재생에너지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수송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이퓨얼 활용 여건과 동향' 리포트에서 “이퓨얼은 발전단가를 낮춘 재생에너지 전력의 대폭 확대와 전기분해 장치의 비용절감에 힘입어 2030년까지 실행가능한 수송부문 탈탄소화 정책수단이 될 수 있으며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퓨얼은 전기분해 수소를 활용해 생산하는 연료로 드롭인 이퓨얼과 대체 이퓨얼로 구분된다. 드롭인 이퓨얼은 수소와 포집한 탄소를 결합해 만드는 것으로 e-등유, e-디젤, e-가솔린, e-메탄 등은 기존 연료와 혼합해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대체 이퓨얼은 e-암모니아,e-메탄올 등으로 이를 수송부문에 사용하려면 새로운 유통 인프라 및 최종 사용 장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드롭인 이퓨얼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그린수소의 역할이 중요한데,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로서 운송이 매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유력한 수소 운반체로는 액체화, 암모니아, 메탄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액체화는 섭씨 영하 253도까지 낮춰야 해 경제적이지 못하고, 암모니아와 메탄올은 독성이 있고 최종 유통단계에서 변환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드롭인 이퓨얼은 그린수소와 바이오매스 등에서 포집한 탄소를 결합해 만들기 때문에 탄소중립이 인정되고 휘발유, 등유 등 현 사용연료와 성분이 같아 얼마든지 혼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차량 등 현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드롭인 이퓨얼 사용이 가장 유력한 분야는 항공과 해운 연료분야이다. 2022년 184개국은 UN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통해 2050년까지 국제항공의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두 분야는 배터리나 수소 등 현 기술로는 경제성 및 안전성이 불충분해 아직까지 완벽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ICAO는 드롭인 이퓨얼이 항공연료 시장에서 2035년까지 3~17%, 2050년에는 8~5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해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경로로 저배출 이퓨얼을 추가로 포함시켰다.




이퓨얼이 확실한 탄소중립 수단으로 인정받으려면 경제성을 더욱 확보해야 한다.


오 부연구위원은 “저배출 이퓨얼은 현재 생산비용이 많이 들지만, 화석연료와의 비용 격차는 2030년까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고품질 재생에너지 자원과 최적화된 프로젝트 설계를 통해 저배출 e-등유 비용을 기가줄(GJ)당 50달러로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바이오매스 기반의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와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항공용 e-등유 생산 시 상당량의 e-휘발유가 부산물로 생산된다.


또한 선박용 경유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e-메탄올와 e-암모니아 가격을 2030년까지 GJ당 각각 35달러, 30달러로 낮추면 2010~2020년 기간 상한가의 메탄올 및 암모니아 가격과 비교할 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이를 통해 선박용 저배출 연료로 사용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오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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