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괴한들의 무차별 총격에 이은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사진=EPA/연합)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 외곽에 있는 대형 공연장 건물에서 무차별 총격과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망자는 62명까지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저녁 모스크바 북서부 외곽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최소 3명의 무장 괴한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으며,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사망자는 62명이라고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들도 포함됐다고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다.
부상자도 최소 146명으로 집계됐으며, 일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지만 위중한 상태다.
총격으로 다친 어린이도 여럿 있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
앞서 총격 직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괴한들이 공연장 홀 내부와 홀 외부의 상가에서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와 있다.
바닥에는 총에 맞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출구로 몰려 탈출을 시도했다.
현장에 있던 리아노보스티 기자는 “공연장에 있던 사람들은 15∼20분간 총격이 이어지자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 엎드렸고, 안전이 확인되자 기어나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후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건물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타스 통신은 불이 기관총에서 비롯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테러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 특수부대는 범인을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 사건이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이라며 국제사회가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격 피해가 불어나는 사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텔레그램에 성명을 올리고 “(IS 전투원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형 모임을 공격했다"고 범행을 자처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피해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주말의 모스크바 내 모든 공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사건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명령을 내렸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AP 통신 등 외신은 이 사건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17일 대통령 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며칠 뒤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대형 테러 사건은 체첸 분리주의자들과의 교전이 있었던 1990년∼2000년대 자주 발생했지만, 체첸 전쟁이 마무리되고 푸틴 대통령이 보안을 강화한 이후에는 201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자폭 테러 정도 외에는 거의 없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